서울시가 카카오택시의 ‘골라 태우기’ 불법행위 실태조사에 나선다. 사실상 택시 플랫폼시장을 독점하는 카카오택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승객이 택시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선택당하는’ 부작용이 생기자 첫 실태조사에 나섰다. 최근 불거진 카카오 자사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도 조사한다.
서울시는 13일 카카오택시의 승객 목적지 표시와 선호지역 우선배차 서비스로 인한 시민 이용 불편을 파악하기 위한 첫 현장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연구원의 ‘플랫폼택시 이용 시 불만사항(복수응답)’ 조사에 따르면 특정시간대 차량 수배 어려움이 58.1%, 단거리 수배 어려움 55% 등 ‘골라 태우기’ 관련 불만이 대다수였다. 서울시는 “대부분 플랫폼사가 승객의 목적지를 기사에게 제공하고, 유료서비스 가입 기사에게 선호지역 우선배차 혜택을 부여하는 등 사실상 승객 골라 태우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우선 카카오택시 호출서비스 운영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목적지 표시에 따른 장·단거리 선택 여부, 기사의 선호지역 우선배차 서비스 가입 여부에 따른 배차 성공률 및 소요시간 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한다. 또 호출에 성공한 배정 차량번호를 확인해 카카오 자사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도 조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택시 호출앱 이용 택시를 대상으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조사원이 미스터리 쇼퍼가 돼 직접 호출·탑승한다.
서울시는 이달 중 실태조사를 위한 연구용역을 시작해 11월말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조사‧분석 결과를 카카오측에 전달해 자발적인 개선을 촉구하고, 국토부와 공정위 등 유관기관과도 공유해 제도 개선을 이끌어 낼 계획이다.
운전기사가 택시 앱을 악용해 장거리 승객 등만 골라태우는 불법행위도 집중단속한다. 오는 15일부터 연말까지 매주 금요일 밤마다 이뤄지며, 승차거부가 집중 발생하는 강남·홍대·이태원·영등포·종로·동대문·고속터미널·건대입구 등 8곳에서 실시한다. 주요 단속대상은 허위로 ‘예약’ 표시등을 켜놓거나 ‘빈차’ 표시등을 꺼놓고 대기하다가 카카오앱을 통해 장거리 승객을 골라 태우는 택시다.
아울러 이달 중 서울시와 택시업계, 플랫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민·관·학 TF를 가동한다. 택시업계 자체 플랫폼 확보방안 및 시 지원 필요사항, 플랫폼택시의 지속가능한 관리방안, 플랫폼택시 관련 택시사업자 및 운수종사자 지원방안, 플랫폼택시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 등을 논한다. 이를 통해 합리적인 플랫폼택시 종합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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