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파괴 부추겨”…브라질 대통령 국제재판소 고발돼

입력 2021-10-13 12:01 수정 2021-10-13 12:06
지난 2일(현지시간)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부추긴다는 비난을 받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고발됐다.

12일(현지시간) 미 CNN 등 외신은 오스트리아 비영리단체 ‘올라이즈’가 이날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에 대한 책임을 들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ICC에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ICC에 고발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올라이즈는 성명을 통해 “보우소나루 행정부의 행동은 아마존과 그 보호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공격이며, 이 지역에 비인간적인 고통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열대우림 보호에 힘쓰는 개인들을 상대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으며, 아마존 정책의 결과로 일어날 미래의 고통에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올라이즈는 2019년 보우소나루 행정부 출범 후의 삼림 벌채로 인한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에서 18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70개 시민단체 연합체로 올라이즈의 ICC 고발을 지원했던 환경 NGO ‘기후관측소’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환경 파괴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2019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10년간 아마존의 연평균 벌채 면적은 6500㎢였지만 취임 이후엔 1만500㎢로 크게 증가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와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2년 9개월 동안 브라질에 속한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이전 기간보다 74% 늘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하는 화재와 무단 벌채가 한동안 감소세를 보이다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증가세로 돌아선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외국 정부, 현지 원주민 단체, 환경단체들의 문제 제기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외국이 ‘가짜정보 캠페인’에 아마존 산불을 과도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ICC 제소는 이번이 끝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상원 코로나19 국정조사위원회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ICC 고발을 추진하고 있다. 국정조사 보고관 헤난 칼례이루스 의원은 그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무시해 부실한 대응을 보였고, 의료용 산소 부족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