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캥거루 14마리 죽인 10대 소년들…동물학대로 기소

입력 2021-10-13 02:35
BBC뉴스 홈페이지 캡쳐.

호주 시드니의 남쪽 해안에 있는 마을 베이트먼 베이에서 10대 소년 2명이 14마리의 캥거루를 잔혹하게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BBC에 따르면 지난 9일 베이트먼 베이의 도로 2곳에서 캥거루의 사체가 발견됐다. 경찰은 조사를 통해 17세 소년 2명을 가해자로 지목했다. 뉴사우스웨일스 호주 경찰은 캥거루 무리가 차에 치였다고 전하며 두 소년이 캥거루를 때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숨진 캥거루 14마리 중 2마리는 새끼 캥거루임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부상 당한 또 다른 새끼 캥거루 한 마리는 인근 주민에 의해 발견돼 구조됐다. 야생 동물 구조 단체는 구조된 새끼캥거루 ‘조이’를 돌보고 있다.

야생 동물 구제 단체 ‘와이어스’는 “이 사건은 지역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 중 한 명은 “조용한 해변 마을에서 발생한 캥거루 도륙 사건을 믿을 수 없다”고 전했다.

두 소년은 동물들을 무자비하게 때리고 죽인 혐의로 법원 출석 통지서를 받았지만, 경찰은 그들의 구체적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소년들은 12일 기소되어 다음 달 법정으로 향할 예정이다.

소년들은 뉴사우스웨일스의 법에 따라 동물 학대로 유죄를 받으면 5년 이하의 징역과 호주달러로 2만2000달러(한화로 약 1900만원)의 벌금에 처해진다.

동물학대방지센터(RSPCA)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매년 평균적으로 약 5만건의 동물 학대 사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