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는 면역저하자, 국내는 의료진 먼저 부스터샷… 왜?

입력 2021-10-12 18:14
6일 오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시민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국내 첫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이 시작됐다. 이들이 2회 접종을 가장 먼저 마친 데다가 최근 관련 감염이 증가세인 점을 고려해 나온 결정으로 풀이된다. 국내 백신 접종 완료율은 전체 인구의 60%를 넘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2일 오후 1시 기준 국내 백신 접종 완료자가 3090만5870명으로 전체 인구의 60.2%라고 밝혔다. 18세 이상 성인 대비로는 70%를 달성했다. 홍정익 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이 속도면 이달 말까지 (인구 대비) 70% 접종 완료에도 차질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치료병원 약 160곳의 종사자 중 2차 접종 후 6개월 지난 이들을 대상으로 부스터샷도 같은 날 시작됐다. 국내 첫 부스터샷으로, 오는 25일부터 접종을 시작하는 60세 이상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등보다 2주가량 앞선다. 급성백혈병이나 림프종 환자 등 면역 저하자 추가접종은 다음 달 진행된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자문단인 전문가전략자문그룹(SAGE) 역시 11일(현지시간) 추가 접종 권고를 내놨다. 다만 SAGE는 기존 접종만으로 충분히 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꼽았다. 코로나19 일선 종사자부터 맞힌 국내 접종 시간표와는 다소 차이를 보인 셈이다.

방역 당국은 국내 분류상 의료진 역시 코로나19 고위험군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이 가장 먼저 부스터샷 대상이 된 이유론 접종 시점의 차이를 들었다. 치료병원 종사자들이 상반기 일찌감치 접종을 마친 때문이다. 최근 이스라엘과 카타르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화이자 제품 기준으로 항체 수준은 2차 접종 한 달 뒤 정점을 찍은 뒤 지속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팀장은 “(사실은) 면역 저하자가 최우선 순위”라며 “(2차 접종) 2개월 뒤에 추가 접종을 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의료진이 확진될 시 개인의 감염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우려한다.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서울 용산구, 노원구, 인천 등 각지에서 의료기관 관련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신규 확진자를 감염경로별로 분류했을 때 의료기관 관련 사례가 차지한 비중도 꾸준히 오름세다. 지난 7월 6일 0.2%였던 이 비율은 7월 27일 0.4%, 8월 10일 0.8%, 8월 24일 1.1%로 올랐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료진은 원내 전파 가능성 때문에 항상 접종 우선순위에 든다”며 “이미 (의료기관 감염이 늘어날) 조짐이 있다”고 지적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