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이재명 3차 참패’에 “여론조사에 안 잡힐 수 없다”

입력 2021-10-12 10:46 수정 2021-10-12 11:11
방송인 김어준. 국민일보DB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최종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대패한 결과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방송인 김어준씨는 12일 이재명 후보의 3차 선거인단 투표 득표율을 두고 “이런 급격한 여론 변화가 여론조사에 안 잡힐 수 없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김씨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면서 민주당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후보가 28.3%, 이낙연 후보가 62.37%를 득표한 것에 대해 “‘민심과 당심의 분리’, ‘대장동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등 온갖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3차 선거인단 규모가 30만명이다. 이 정도면 민주당 지지층의 인구 통계학적 그래프대로 모집단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선거결과가 여론 조사 추이와 거의 똑같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1, 2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도 그랬다. 권리당원 결과도 그랬다”면서 “그런데 3차 선거인단 결과만 통계학적으로 일반 여론과 같이 안 갔다. 엄청난 여론 변화가 있었다는 건데, 그랬다면 모집단이 구성된 그 주의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후보에 대한 지지가) 나왔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변화 폭이) 5~10%가 아니다. 지난주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내 이재명 후보 지지도가 60%를 넘은 것도 있었다. 그런데 거꾸로 20%대가 나왔다. 40%가 바뀐 것”이라며 “이런 급격한 변화가 여론조사에 안 잡힐 수 없다. 여론조사는 과학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론의 변화가 조사에서) 안 잡혔다면 통계학적 그래프를 벗어나는 모집단이 애초부터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건 과학적 추론이다”라며 “9월 1일부터 2주간 3차 국민선거인단을 모집했다. 그때 강력한 바이어스가 걸릴 모집단이 만들어질 만한 사건이 있었나. 그때는 대장동(의혹)이 없었다. 만약 (변수가) 있었다면 그 주의 조사에서 이낙연 후보 지지율이 60% 나왔어야 한다”며 “유독 3차에서만 민주당의 통계학적 인구 분포를 벗어나는 국민선거인단이 구성됐다. 논리적 귀결이 그렇다”고 했다.

김씨는 “대장동은 아니고, 민심과 당심 분리라는 해석도 동의하지 않는다. 궁금해서 숫자를 엑셀에 넣어서 그래프도 만들어보고, 과거 사례도 찾아보고 있다”며 빠른 시간 내에 이 문제를 다시 다루겠다고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추미애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후보의 3차 선거인단 투표 패배를 두고 “대장동 개발 의혹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11일 YTN방송에 출연해 “2차 국민선거인단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3일 구속되기 전에 투표해 그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3차 국민선거인단은 유 전 본부장 구속 이후 대장동 의혹이 확산되는 상황에 영향을 받아 본선 경쟁력을 우려해 이 전 대표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대장동 의혹은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적인 사실이 나오고 의혹이 커질 것”이라며 “이 지사가 직접 불법 정치자금을 받지 않아도 하더라도 지휘 책임과 관련해 배임 혐의 등 실제로 책임을 져야 하는 쪽을 갈 가능성이 있고 스모킹건이 나오면 본선에서 대책이 없다는 우려 때문에 3차 국민선거인단이 이 전 대표에게 압승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또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이날 YTN방송에 출연해 “3차 국민선거인단은 이 전 대표 측이 참여를 독려한 지지층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이 전 대표의 지지층일 수도 있고 중도 성향의 지지층일 수도 있는데 중도 성향은 대장동 의혹에 불안감을 느껴 이 전 대표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