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탈락했지만 몸값 오른 최재형…윤석열·홍준표 동시 ‘러브콜’

입력 2021-10-12 05:30

국민의힘 2차 예비경선(컷오프)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살아남은 4명의 후보들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다.

특히 탈락의 고배를 마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으면서 몸값을 높여가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은 최 전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와 함께 자신을 도와 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함께 전달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조국 수사’로, 최 전 원장은 ‘월성원전 감사’로 각각 문재인정부에 반기를 든 경험을 공유하는 사이다. 윤 전 총장은 최 전 원장을 영입해 ‘반문연대’의 연합전선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윤 전 총장은 1차 컷오프에서 이미 탈락한 후보들과의 접촉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과 회동해 손을 맞잡았다. 지난달 30일에는 박진 의원의 지지 선언을 받았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권교체의 뜻이 맞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만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도 탈락한 후보들을 자신의 우군으로 만드는 데에 힘을 쏟고 있다. 홍 의원도 윤 전 총장과 마찬가지로 최 전 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고 한다. 홍 의원은 4강 전에서 탈락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12일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다.

최 전 원장 캠프는 12일 자신을 도왔던 인사들과 해단식을 가진 뒤 다른 후보 지원 여부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최 전 원장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해단식을 마치고 의견 개진과 향후 진로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종후보 선출이 한 달도 안 남으면서 남은 경쟁자들 간 신경전도 거세지는 모양새다. 4강에 합류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유승민 전 의원을 집중적으로 견제하고 있다. 원 전 지사로서는 극적인 역전승을 위해 중도보수 이미지가 겹치는 데다, 지지율 바로 앞 주자인 유 전 의원을 반드시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원 전 지사는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이 토론을 전부 항문 논쟁으로 몰고 갔다”며 “(이는 유 전 의원에게도) 결정적인 타격”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을 비판하기 위해 ‘무속인 논란’을 꺼내 들면서 토론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원 전 지사는 15일로 예정된 유 전 의원과의 ‘1차 맞수토론’에서 “유 후보가 자기를 경제전문가라고 했는데 차가운 경제평론가에 불과하다는 점을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전 지사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이 눈살 찌푸리는 내용으로 (토론회에서) 싸우면서 원희룡 후보가 정책 경쟁을 하는 유일한 후보가 됐다”고 주장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