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대부분 사업장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크게 감축했지만 유독 서울에서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전년 대비 4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50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환경부는 굴뚝 자동측정기기(TMS)가 부착된 전국 648개 대형사업장이 지난해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은 20만5091t으로 2019년 대비 26.1%(7만2604t) 감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승희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환경부 정책과 대형 사업장의 적극적인 감축 노력으로 대기오염물질이 지속 감축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대부분 지역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크게 감축한 것과 달리 서울 지역에선 2015년(587t) 이후 가장 높은 배출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 사업장에서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은 555t으로 전년 대비 40%(159t) 급증했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역대 최고’ 수준이다. 세종과 광주는 전년 대비 각각 5%(25t), 2%(1t) 늘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서울 지역 배출량 증가는 질소산화물 영향이 가장 크다”며 “질소산화물이 2019년 389t에서 지난해 547t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중부발전 서울발전본부의 질소산화물은 2019년 14t에서 지난해 204t으로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 업종은 전체의 38%를 차지한 발전업(7만7936t)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석탄 사용량이 전년보다 17% 줄면서 발전업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3만4282t 줄었다. 시멘트제조업과 제철제강업은 각각 5만295t(25%), 4만4491t(22%)을 기록했다.
대기오염물질별 배출량은 1급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14만5934t)이 전체의 71%를 차지했고 황산화물 5만1706t(25%), 먼지 4577t(2%), 일산화탄소 2284t(1%)이 뒤따랐다. 배출량 상위 10개 사업장이 내뿜은 대기오염물질은 9만4019t으로 전체 배출량의 45.8%를 차지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