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횟감’ 광어, 질병에 더 강한 품종 나온다

입력 2021-10-11 13:25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이 특정 질병에 강한 광어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은 연구원 전경

국내 양식 광어의 절반 이상을 생산 중인 제주도가 특정 바이러스 질병에 강한 제주광어 품종 개발을 본격화했다. 3~4년 뒤에는 강한 품종의 수정란을 도내 양식농가에 보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제주도는 특정 바이러스성 질병과 사육 환경 변화에 강한 품종 개량 연구를 통해 2025년까지 품종 개량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도 해양수산연구원은 특정 바이러스성 질병이 어린 종자뿐만 아니라 성체 출하 시까지 감염 피해를 발생시킴에 따라 지난 2018년부터 제주대학교와 공동으로 최신 유전체 분석 기술을 이용해 특정 질병에 강한 유전적 형질을 확인,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연구원은 그동안 상호 유전적 거리가 먼 양식산과 자연산으로부터 생산한 종자를 어미급으로 성장시킨 후 유전자 선발을 통해 우수한 어미세대 생산을 완료했다.

이어 올해부터는 어미집단 중 특정 질병에 강한 유전형질을 갖는 개체를 골라 품종개량 1세대 종자를 생산하고 있다.

연구원은 생산된 1세대 종자의 질병 저항성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3세대까지 생산을 마무리하면 최종적으로 좋은 형질의 수정란을 제주 광어양식 어가에 보급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연구원은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특정 광어 개체 중 바이러스 출혈성 패혈증(VHS)에 강한 유전형질을 보유했는지 예측할 수 있는 단일염기다형성(SNP) 마커를 개발해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고형범 해양수산연구원장은 “유전체 연구를 이용한 광어 품종개량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고 있다”며 “좋은 형질의 수정란 보급을 통해 제주 광어양식의 생산성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광어는 제주의 대표 양식 어종이다. 지난해 도내 광어 생산량은 2만3416t으로 국내 양식광어의 53%를 차지했다. 제주광어는 미국 등 10개국에 수출되며 국내 양식광어 수출량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2005년에는 정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제주도는 해양수산연구원을 통해 품종 개량에 힘쓰는 한편 광어 품질관리를 위해 물고기 전문의(공수산질병관리사) 10명을 도내 양식장에 투입해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말에는 관광객과 도민을 대상으로 광어로 만든 가공품과 음식을 판매하는 ‘제주광어 가공·유통센터’가 제주시 연삼로(오라동)에 문을 열 예정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