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사망보험금 타려고…산속이벤트 꾸민 공포의 10대

입력 2021-10-11 11:08 수정 2021-10-11 13:23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사망보험금 5억원을 노리고 여자친구를 일부러 만났고, 이후 고교 동창생과 짜고 청부살인을 시도한 10대 남자친구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화순경찰서는 11일 야산에서 흉기를 휘둘러 여자친구를 다치게 한 혐의(살인 미수)로 A씨(19)와 B씨(19), C씨(19)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9일 오후 11시쯤 전남 화순군 북면 한 야산에서 여자친구 D씨를 흉기로 찌르고 신체 일부를 압박해 숨지게 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자친구 D씨는 가까스로 이들에게서 벗어났으며 주변의 도움을 받아 탈출했다. 이후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고교 동창 사이로 A씨의 여자친구인 D씨 명의의 사망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을 계획했다. 보험 설계사로 일하는 A씨는 지난 5월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D씨를 만났다. A씨는 여자친구와 사귀면서 4억원에서 5억원의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는 보험을 들게 했고, 수령인을 자신으로 지정했다.

보험 가입 3개월 후 효력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해 그는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5개월 동안 유지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 화순의 한 야산에 있는 펜션으로 여행을 간 뒤 “산속에 선물을 숨겨 놓았다”고 속인 뒤 D씨가 혼자 산에 가 선물을 찾아보라고 했다. 펜션에서 약 1㎞ 떨어진 특정한 지점에 이벤트를 해놓았다는 거짓말이었다. 남자친구 말을 믿은 여자친구는 산속으로 향했지만, 너무 무서워 펜션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A씨는 여자친구를 설득해 다시 산으로 가게 했다.

남자친구가 알려준 곳에는 그의 친구인 B씨가 흉기를 들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D씨는 다쳤지만 도망쳤다. 그는 이 과정에서 붙잡혀 목 등을 졸리기도 했다.

소리를 지르며 저항한 D씨는 다행히 주변을 지나는 사람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이후 차 트렁크에 숨어 있는 A씨와 B씨를 붙잡았다. 또 다른 곳에서 도주를 도우려던 친구 C씨도 검거했다. C씨는 순천에서 화순으로 이동하던 중 차량 바퀴에 이상이 생겨 범행 현장에 도착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에 “외제차량 할부금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사망보험금을 노리며 범행을 미리 계획했고,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휴대전화 등을 분석하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