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 이명박의 옥중편지, 또 공개… 잇단 옥중 답장?

입력 2021-10-10 16:37
지난해 11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동부구치소로 수감되기 위해 서울 논현동 사저를 떠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뇌물 등 혐의로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옥중 편지가 또 공개됐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 편지에 종종 답장을 보냈고 이 중 일부가 온라인상에 소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전 대통령한테 편지 답장 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을 이 전 대통령의 지지자라고 소개하며 개인사가 담긴 탓에 보낸 편지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진정성을 담아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말 안양 교도소로 편지를 보냈는데 이렇게 답장이 빨리 올 줄은 몰랐다”면서 자신이 받은 답장을 찍은 사진을 함께 올렸다.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친필 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글쓴이가 올린 사진 속 편지에는 “보내준 글 잘 받아보았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뜻하는 대로 이루어지길 기도한다”는 내용과 함께 ‘2021.10.6.’이라는 날짜와 ‘이명박’이라는 이름이 적혀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서명을 비롯한 글씨체가 이 전 대통령이 그간 보여줬던 필체와 똑같다며 그의 친필 편지가 맞는다는 추정에 무게를 실었다.


불과 하루 전인 지난 5일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편지도 공개됐다. 지난 8일 온라인커뮤니티에 공개된 이 편지에도 마찬가지로 이 전 대통령 이름 서명과 함께 ‘2021.10.5’ 이라는 날짜가 적혀 있다. 해당 답장 편지에는 이 전 대통령의 얼굴을 그린 펜 그림을 보낸 학생 지지자를 향해 “열심히 꾸준히 하면 뜻을 이룰 것”이라는 응원과 “그림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는 칭찬이 함께 담겼다. 같은 편지지가 사용된 점과 적힌 날짜로 미루어 보아 이틀에 걸쳐 지지자들의 편지에 잇단 답장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답장을 보낸 사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대선후보 시절 명함과 응원 편지를 받자 “격려의 글을 받고 고마웠다. 나 자신이 부족한 점이 많지만 평생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고 회신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최근 한 학생이 예전 대통령 후보 시절 포스터 사진 등과 편지를 보내와 직접 답장을 하셨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친필 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달에는 한 수험생이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옥중 편지를 공개했다. 해당 편지에는 “무척 반가웠다. 머지않아 만나볼 수 있기를 고대한다. 어려운 시기에 건투하기 바란다.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적혀있었다. 특히 이 편지 하단에 자필로 적은 ‘인싸 이명박’이 온라인에서 화제어로 부상하기도 했다. 지지자가 알려준 단어 ‘인싸(insider·인기가 많은 사람)’를 자신에 이름과 함께 적은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 8000여만원을 선고받고 현재 안양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