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채비에 여행 수요 ‘꿈틀’…항공·여행업계 기대감 ↑

입력 2021-10-10 16:34
한글날 연휴(10월 9∼11일)를 앞둔 지난 8일 오전 김포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빗장을 푸는 국가들이 많아지자 그간 억눌려온 여행수요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다음달 9일부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 언급했다. 이에 항공·여행업계는 위드 코로나 대비에 나서며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7월 이후 국제선 이용객은 30만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엔 29만198명이 국제선을 이용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5% 증가한 수치다. 아직 국제선 이용객이 대폭 증가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싱가포르와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을 추가로 체결하는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건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 트래블 버블은 개인 여행에도 적용되는 만큼 이전보다 여행수요가 증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 8일 싱가포르와 트래블 버블 합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자는 다음달 15일부터 싱가포르에서 개인 및 단체여행, 상용 또는 관광 목적 여행을 격리 없이 할 수 있게 됐다. 앞서 가장 먼저 트래블 버블을 체결했던 사이판은 여행사를 통한 단체 관광객만 트래블 버블이 가능했는데 이보다 자유로워진 것이다.

연합뉴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여행수요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마리아나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사이판 여행을 예약한 한국인은 4000명이 넘고, 사이판행 비행기에 오르는 탑승객도 7~8월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늘었다. 그런데다 미국과 독일, 스위스, 스페인 등은 백신 접종 후 2주가 지나면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있어 해당 국가들로의 여행수요도 커지고 있다.

이에 항공사들은 멈춰 섰던 국제선을 재개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1월부터 괌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고, 대한항공은 같은 달 하와이 노선 재개를 위해 준비 중이다. 저비용항공사들 역시 국제선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하듯 지난 4일(현지시간) 윌리 월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사무총장은 IATA 연례회의에서 “아직 심각한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항공업계의) 회복으로 향하는 여정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행·유통업계의 위드 코로나 준비도 활발하다. 지난 1일부터 1년 6개월 만에 정상근무 체제로 복귀한 하나투어는 이날 싱가포르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티몬은 지난 7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만에 해외여행 상품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스튜디오와 괌 현지를 실시간으로 이원 생중계해 다음 달부터 내년 2월까지 성수기에 출발하는 괌 패키지를 판매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전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해외여행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는 지난 7일 온라인 해외여행 전문 여행사 온라인투어의 지분 20%를 인수하며 해외여행 시장 진출을 알렸다. 야놀자 역시 지난달 하나투어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하나투어의 해외여행 상품을 야놀자에 독점 공급키로 했다. 이로써 해외여행 시장을 둘러싼 여행업계의 주도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진영 정신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