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수성사격장 소음 피해 입증

입력 2021-10-10 12:06 수정 2021-10-10 12:08
지난 8일 국민권익위원회가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행정복지센터에서 수성사격장 소음측정 결과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의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사격으로 인한 소음이 주민 피해를 초래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격이 있는 날은 평균 소음이 평소보다 최대 23.7㏈ 더 높았다.

10일 포항시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가 민·관·군 합동으로 수성사격장 주변의 소음을 측정한 결과,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청력 손실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의 소음이 측정됐다.

소음 측정은 지난 6월 3일부터 7월 9일까지 27일간 사격장 인근 장기면 6곳에서 3개 측정기관이 동시에 했다.

권익위는 8일 주민설명회를 열고 포항 수성사격장의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와 해병대 지상화기의 소음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측정결과,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이 있는 날(62.5㏈)과 없는 날(41.6㏈)의 평균 소음도 최대 23.7㏈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순간 최고 소음은 수성리 마을회관에서 107㏈에 이르는 것으로 측정됐다.

해병대 전차기동이 최고 107㏈을 기록해 가장 높았고 주한 미군 아파치헬기 소음은 최고 85.2㏈, 해병대 지상화기도 최고 85.1㏈을 기록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수성사격장에서 사격 훈련 시 평소보다 20㏈ 이상이나 높은 소음이 측정된 결과를 통해 오랜 시간 주민들이 겪은 극심한 고통과 피해를 객관적인 수치로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 업체에 따르면 평균 소음이 10㏈이상 차이가 발생할 경우 소음으로 인한 피해와 불편이 발생한다고 평가한다. 일상에서 느끼는 소음의 정도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80㏈의 경우 도심지 거리 매미소리와 전철안 피아노소리 정도로 청력 손실이 시작되고 90㏈은 고함소리, 트럭 지나가는 소리에 해당하며 난청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권익위는 향후 소음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와 불편 해소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줄 것을 관련 기관과 국방부, 군에 주문했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경기도 포천 영평사격장에서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하다 인근 주민들의 반발 때문에 2019년 포항 수성사격장으로 옮겼다. 1965년 만들어진 수성사격장은 1000만㎡ 규모로 인근 마을에서 1㎞ 가량 떨어져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사격 훈련의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객관적으로 입증된 만큼, 군 당국은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해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