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로 나선 홍준표 의원이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진척도가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압박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10일 페이스북 글에서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가 말했다는 천하동인 1호 배당금 중 600억원은 그분 것이라는 말을 보면 단번에 비리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을 텐데”라면서 “도대체 검찰은 증거 인멸의 시간만 주고 왜 이렇게 수사가 거북이걸음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한 언론은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화천대유가 100% 소유한 천화동인 1호 배당금 1208억원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김만배씨의 육성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권에서는 ‘그분’이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이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윗선’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홍 의원은 “그분이 과연 누구이겠는가. 대장동 비리 설계자가 아니겠느냐”면서 “뻔한 사실을 두고 전 국민을 속이는 수사는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이 언급한 ‘비리의 실체’, ‘대장동 비리 설계자’ 모두 이 지사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전날에도 이 지사를 ‘대장동 비리의 주범’이라고 규정하며 비난 수위를 높인 바 있다.
이어 문 대통령이 대장동 의혹 규명에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홍 의원은 “문 대통령은 비리 은폐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퇴임 후를 생각해서라도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 지시를 하라”고 강조했다. 그간 문 대통령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특별검사(특검)를 받도록 지시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만큼 이번에도 같은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