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나인(C9)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가 롤드컵 본선에 합류한 소감을 밝혔다.
C9은 9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뢰이가르달스회들 실내 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2021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플레이-인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경기에서 피스를 3대 0으로 완파, 그룹 스테이지로 향하는 막차에 탔다. 오는 11일 시작하는 그룹 스테이지는 이 대회 본선 격에 해당한다.
한 조에는 같은 지역팀이 2개 이상 속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C9은 북미팀이 없는 그룹 스테이지 A조에 배정됐다. 이들은 이 조에서 2020년 대회 챔피언 담원 기아, 2019년 챔피언 펀플러스 피닉스(FPX), 유럽의 로그와 8강 진출을 놓고 다툴 전망이다.
피스전을 마친 뒤 국민일보와 화상 인터뷰에 응한 ‘퍽즈’는 “까다로운 조에 들어갔다”면서 “담원 기아와 펀플러스 피닉스(FPX)를 이기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반드시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아울러 예전 챔피언들을 꺾기 위해서는 팀이 초반 운영 능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룹 스테이지에 합류한 소감은. 오늘 경기를 총평한다면.
“이제야 안심이 된다.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치르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우리는 플레이-인 스테이지의 다른 팀들보다 잘하는 팀이고, 잘해야 하는 팀 아닌가. 주변의 기대감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유니콘스 오브 러브(UOL)전 패배도 이와 연관이 있었다. 오늘 경기는 10점 만점에 7점을 주고 싶다. 첫 세트가 아쉬웠지만 이후 두 세트가 만족스러웠다.”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 같은 결과를 예상했는지. 어떤 전략을 준비해왔나.
“상대가 강팀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승리를 예상하고 왔다. 하지만 앞선 경기에서도 약팀에 무릎을 꿇지 않았나. 그런 만큼 우리가 익숙해하고, 자신 있게 다룰 수 있는 조합을 새로운 조합과 섞어서 준비해왔다.
사실 전략적인 준비보다는 멘탈적인 준비에 집중했다. 1세트 시작 전 코치진이 ‘상황이 나쁘게 흘러갈 수도 있다. 그래도 멘탈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런데 실제로 나쁜 상황을 맞게 되더라. 멘탈을 꽉 붙들어 맨 덕에 상황이 악화되는 걸 막을 수 있었다.”
-롤드컵은 이제 시작이다. 그룹 스테이지는 플레이-인과 다른 양상으로 펼쳐질 거로 보나.
“물론이다. 무조건 그럴 것이다(for sure). 롤드컵은 매년 그런 양상으로 진행돼왔다. 올해도 그룹 스테이지부터는 티어 리스트나 경기 양상, 메타가 바뀔 수 있다. 각 지역의 1시드팀들은 다른 팀들과 차별화된 픽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 팀들과 스크림을 해보기도 해서 어떤 픽이 나올지 대략적으로 예상도 하고 있다.”
-롤드컵은 지역간 메타와 메타의 격돌이다. 북미의 해석이 얼마나 정확하다고 보나.
“아이슬란드에 온지 이제 한 달이 다 돼간다. 그동안 많은 유럽팀과 스크림을 했고, 이제 유럽과는 메타 해석이 꽤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플레이하는 챔피언은 모든 지역이 비슷해 보인다. 다만 LCK와 LPL은 솔로 라인에서 특별한 픽들을 꺼내는 것 같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메타 해석의 결과는) 전부 비슷해 보인다.”
-C9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선 무엇을 보완해야 할까.
“아직 갈 길이 굉장히 멀다고 본다. 당장 직면한 한 판, 한 판에 집중하겠다. 우리는 까다로운 조에 들어갔다. 담원 기아와 FPX를 잡는 게 최우선 목표가 되겠지만, ‘언더도그’로서 그들을 이기는 게 쉽지만은 않다고 본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도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다.
문제는 불안정한 초반 운영이다. 우리는 기본적인 운영 방법을 알고 있으며 언제 싸움을 하고 또 언제 싸움을 피해야 하는지를 잘 이해하고 있는 팀이다. 그런 만큼 초반 운영을 보완하는 게 더 중요하다.”
-수년간 유럽의 제왕으로 군림해온 당신의 입에서 ‘언더도그’라는 단어가 나오니 어색하다. 언더도그가 된 지금은 무엇으로부터 동기부여를 받나.
“하하. 내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가짐이다. 나를 응원하는 이들에게 내가 잘하는 선수라는 걸, 열심히 하는 선수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한편으로는 내가 이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고 싶은 마음, 역대 최고의 북미팀으로 만들고 싶다는 마음도 있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여기에 왔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