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마지막을 하루 앞둔 9일 열린 합동 연설회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는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 의혹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이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며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 지사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10차 합동연설회에서 대장동 사태에 대해 “국민의힘과 일부 보수 언론이 명운을 걸고 ‘이재명 죽이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는 “그러나 그럴수록 죽지 않기 위해 한 톨 먼지조차 경계하며 공직자의 사명을 다해왔던 저 이재명의 청렴성과 실력, 그리고 실적만 더 드러날 뿐”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이 오히려 본인의 능력과 성과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 전 대표도 연설 끝에 “대장동 게이트는 대한민국 특권층의 불의와 위선의 종합판”이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거론하며 “불행하게도 여야는 모두 부정부패 문제를 그대로 대선에 임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지사의 ‘불안함’을 지적하며 “민주당은 자정 능력이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증명해달라”며 “그 어떤 불안과 위기도 정의로 이긴다는 것을 증명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TV토론회 등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는 추 전 장관은 이날 연설문에서도 이 전 대표를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결정적 제보’니 ‘구속 상황’ 운운하며 당원들을 겁박하고 지지자들을 갈라치는 저급한 네거티브의 중단을 이 자리에서 강력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이재명 후보를 옹호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이 사건을 제기하고 있는 이낙연 후보를 비난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경선 결과가 발표된 뒤 이 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은 언제나 눈과 귀, 입으로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훨씬 더 공리적으로 판단하고 합리적이라는 것을 점점 확신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와의 연이은 설전으로 향후 원팀 기조 형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우리는 모두 이 나라의 진정한 개혁을 바라는 민주당원”이라며 “우리는 1인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 경기를 하는 팀원이기 때문에 포지션이 정해지면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저를 지지해주시지 않으신 분들의 뜻도 깊게 새기고 있다”며 “저에게 허락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마지막까지 이번 경선의 의미, 민주당이 헤쳐나가야 할 과제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 호소를 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