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 욕설 송출 차량까지 등장, 경기 경선 명·낙 지지자 신경전 팽팽

입력 2021-10-09 16:02 수정 2021-10-10 10:05

최종 결과를 하루 앞둔 9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 지역 경선에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대거 운집했다. 사실상 결선으로 가는 마지막 향배를 가르는 날인 만큼 앞선 11주의 경선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이며 경선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지지자 간 수위 높은 발언과 고성이 오가는 등 신경전도 팽팽했다.

민주당의 열번째 경선이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컨벤션센터 앞에는 경선 시작 한참 전부터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각자 지지하는 후보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현장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특히 이날 경선장에는 이 지사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형수 욕설 녹취록을 송출하는 시위 차량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보수 유튜버인 이 남성은 차량 위에 올라 “이재명은 특검을 받으라”고 소리쳤다. 맞은편에서는 이 지사 지지자들이 부부젤라를 불며 해당 남성의 발언이 들리지 않게 하며 기싸움이 벌어졌다. 감정이 격해져 서로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이 지사의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 의혹을 문제삼는 플래카드를 들고 “화천대유”를 외쳤다. 이에 맞서 이 지사 지지자들은 오히려 대장동 개발은 이 지사의 성과라는 점을 강조하며 ‘토건 적폐세력 개혁하자’ ‘원팀으로 정권 재창출’ 등 플래카드를 들었다.

후보들이 현장에 도착하자 지지자들이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현장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이 지사는 컨벤션 센터 앞에 마련된 각 후보별 지지자 부스를 돌면서 주먹 악수를 나누고 인사했다. 승기를 굳혀가고 있는 이 지사는 여유 있는 모습으로 경선장으로 향했다.

이날 경선 지역은 이 지사가 도정을 수행하고 있는 경기로, 이 지사의 텃밭이다. 이 지사는 경선장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제가 있는 곳이다보니 (기분이 좋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들어간 뒤 곧이어 이 전 대표가 현장에 도착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목소리 높여 이 전 대표를 지지했다. 이 전 대표도 지지자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목례를 한 뒤 경선장으로 들어갔다.

이날 컨벤션 센터 앞에는 약 1000~2000명 가량으로 보이는 인파가 운집했다. 민주당 최대 텃밭인 호남 경선 , 그리고 100만명 규모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1~2차 슈퍼위크 때보다도 많은 사람이 모였다.

김진욱 당 대변인은 “이 지사의 본선 직행에 쐐기를 박느냐, 아니면 이 전 대표가 결선으로 가는 마지막 불씨를 살리느냐의 날”이라며 “지금까지 경선 일정 중에 가장 뜨거운 반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만큼 일각에서는 방역법 위반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돼고 있다. 민주당은 경선에 대한 지지자들의 관심을 아예 차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안전요원과 경력을 최대한 배치해 지지자들 스스로 방역 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