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중광스님 미술관 건립이 본격 추진된다.
제주도는 8일 오전 도청 삼다홀에서 가칭 중광미술관 건립추진위원회 위촉식과 첫 회의를 열어 본격적인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도는 지난 7월 가나아트센터 이호재 회장으로부터 중광스님 작품 432점을 기증받아 기증자와 제주도, 제주도의회 간 기증 협약식을 가졌다. 도는 제주시 한경면 저지예술인마을에 중광 미술관과 선방(禪房), 문화예술광장, 조각공원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건립추진위는 외부 인사 11명 등 12명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미술관 건립에 관한 자문과 중광스님 작품 수집 활동에 역할을 하게 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위원장으로 현을생 서귀포시 문화도시추진위원장을 선출하고 위원회 운영 방식과 작품 수집 활동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중광스님(1934~2002)은 제주 하귀 출신이다. 1960년 경남 통도사에서 출가했지만 불교계율에 얽매이지 않는 기행 때문에 1979년 승적을 박탈당했다.
1977년 영국 왕립 아시아학회에 참석해 ‘나는 걸레’라는 자작시를 낭송한 후 ‘걸레스님’으로 불렸다. 실제 그는 스스로 ‘걸레’라고 칭할 만큼 승속(僧俗)의 경계 없이 살았다. 형식과 틀에 구애 받지 않는 작품 세계는 ‘한국의 피카소’라는 별칭을 안겼다. 2000년 서울 가나아트센터에서 마지막 전시인 ‘괜히 왔다 간다’를 열고 2002년 3월 양산 통도사에서 입적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