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기초의원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다.
이 대표는 7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관악민국 모의국회’ 초청 토크콘서트에서 “지금까지는 기초의원이라고 하면 동네에서 중장년층 남성이, 보통 직업은 동네에서 자영업을 하시고, 밤늦게까지 동네 유지처럼 술 드시고 다니시고 이러면서 ‘어 형님 동생’ 하신 다음에 같이 좀 불법도 저지르면서 같이 유대관계를 좀 쌓고, 이렇게 으샤으샤하면서 조직을 만들어 ‘나 당원 가입시켜 줘’ 해 가지고 당원 한 200명 정도 모으면 공천되고 이런 시스템이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이 대표가 자신의 대표 당선 이후 청년층의 당원 가입이 늘어났다며 상향식 공천제가 도입된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젊은 층이 직접 기초의원에 도전하는 등 정치 참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하는 도중에 나왔다. 이 대표는 “(상향식 공천제가 도입된다면) 어쩌면 내년 6월 있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에 공천받기 쉬운 사람은, 한 25살쯤 된 대학을 갓 졸업하고 병역을 마친 다음에 첫 직장으로 기초 의원을 선택하는, 동네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모나지 않게 살아서 친구들을 한 500명 정도 당원으로 가입시킬 수 있는 젊은 사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그런데 이건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진짜 제가 봤을 때 여러분들이 한번 생각해 보셔야 할 발상의 전환”이라며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다.
상향식 공천이란 각 지역의 당원과 주민이 직접 후보를 결정하는 공천제도다. 당 대표나 공천관리위원회 등 지도부가 후보를 정하는 하향식 공천에 대비된다.
청년층의 기초의원 도전을 장려하려는 좋은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표현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의 강연을 봤다는 한 누리꾼은 “당 대표로서 발언이 너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며 “당 대표로서 (기초의원) 모두가 불법을 저지른 것처럼 일반화해서 매도하는 발언을 한 건 너무도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들도 “이 대표가 실언했다. 기초의원들이 들고일어날 것 같다” “이 대표는 기초의원도 못 해보지 않았나. 비하는 적절치 않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