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4강 대진표’가 확정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2차 컷오프를 통과해 본 경선에 진출했다.
정홍원 당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은 8일 국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2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했다. 6~7일 책임당원 투표(30%)와 일반 여론조사(70%)를 합산했다. 당원 투표에서는 8월말 기준 책임당원 약 38만명 가운데 절반인 약 19만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하태경 의원, 황교안 전 대표는 탈락했다.
당 경선 선관위는 공직선거법을 근거로 각 후보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정치권에서는 출처 불명의 ‘득표율 지라시’가 나돌기도 했으나 선관위는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했다.
관심을 모았던 ‘4위 티켓’의 주인공은 원 전 지사였다. 낮은 인지도 때문에 지지율 상승세가 도드라지지는 않았지만 TV토론에서 내세운 정책비전과 중도 확장성이 득점 이유로 꼽힌다. ‘성남 대장지구 개발 의혹’이 불거진 뒤 캠프 내에 대장동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등 전투력을 보여준 점도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11일 광주·전북·전남 합동토론회를 시작으로 본 경선에서 총 10회(권역별 토론회 6회, 일대일 맞수토론 3회, 종합토론 1회)의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후 책임당원 투표(50%)와 일반 여론조사(50%)를 합산해 11월 5일 최종 후보가 선출된다. 신인규 선관위 대변인은 “본 경선 당원 선거인단은 약 55만명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여론조사는 ‘후보 적합도’가 아닌 ‘본선 경쟁력’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본 경선에서는 2차 컷오프(30%)보다 책임당원 투표 비중이 높아져 조직세가 강한 윤 전 총장에게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홍 의원이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 지역 지지율에서 윤 전 총장을 앞서는 등 ‘당심’의 간극이 좁혀지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4강에 진입한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정권교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최종후보 결정을 한 달 앞둔 지금 저 자신부터 성찰의 자세를 갖겠다”며 “많은 국민과 지지자들을 안타깝게 했던 크고 작은 실수들은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과 미숙함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심기일전해 더욱 낮은 자세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깨끗한 홍준표가 정권교체를 이루고 나라를 정상화시키겠다”며 “G7(주요7개국) 선진국 시대를 열어 청년들에겐 꿈과 희망을 주고, 장년들에겐 여유와 안락을 주는 풍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동시에 겨냥해 ‘선수교체론’을 제기했다. 유 전 의원은 “고평가된 거품주로는 간교하고 뻔뻔한 이재명 지사를 이길 수 없다. 의혹과 문제점 투성이 후보로는 절대 불가능하다”며 “탄탄한 우량주, 도덕성과 정책능력에서 절대 우위에 있는 제가 유일한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원 전 지사는 “품격있는 토론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비전을 보여주고, 정권교체를 해내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며 “이제 원희룡의 시간이다.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러운 후보가 되겠다”고 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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