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민주화운동 피해자와 가해자의 만남을 다룬 연극 ‘흑백다방’이 무대에 오른다.
차현석 연출‧극작의 <흑백다방>이 오는 23~24일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작품은 80년대 민주화 시절 발생한 사건을 배경으로 그 당시의 가해자와 부당하고 엄혹한 공권력으로 삶이 망가진 피해자가 오늘날 다시 만났을 때, 과거에 대하여 각각의 입장에서 어떻게 이야기하는지에 대한 2인극 모노드라마이다.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 부산 남포동에 있는 심리 치유 장소인 흑백다방에서 과거에서 온 한 청년이 찾아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2인극 특유의 뜨거운 에너지와 집중력을 지탱하는 배우들의 훌륭한 열연’이라는 평으로 평론가와 관객들로부터 작품성과 흥행성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2014년 초연 이후 현재까지 국‧해외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으며 공연되고 있으며 다가오는 가을,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부산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연극 <흑백다방>에는 80년대부터 저항정신을 가지고 뛰어난 연기력으로 수많은 작품에 출연한 배우 김명곤이 열연을 펼친다. 그는 흑백다방에서 1980년대 고문도 마다치 않는 수사관이었다가, 민주화 이후 경찰조직으로부터 버림받고 옥살이를 한 뒤 유명한 심리상담사가 된 다방 주인인 역할을 맡았다.
그는 7일 “이 작품은 80년대에 대한 용서와 화해, 치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연극 속 대사처럼, 가해자도 피해자도 같은 환자일 수 있다. 다투고 분노하다가 서로 결국 같이 치유해나가는 메시지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연인 ‘손님’역에는 2014년 연극 <흑백다방> 초연부터 각종 연기상을 거머쥔 배우 윤상호가 열연하여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 작품은 2014년 ‘한국 2인극 페스티벌’ 작품상 등 국내 각종 연극제에서 상을 받았다. 일본, 터키, 영국, 미국 등에서도 초청받아 공연했다. 영어버전인 <블랙 앤드 화이트 티룸>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었다. 차현석 연출은 “자신과 타인, 국가의 과거와 현재에 빚어진 상처와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동반자 외 띄어 앉기’로 진행된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