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전북 새만금 공사 현장에서 사용된 건설 재료의 유해성을 확인하기 위해 살아있는 미꾸라지와 금붕어를 죽여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살아있는 미꾸라지 수 마리와 금붕어 1마리를 각각 새만금 공사 현장의 제강슬래그(제철공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 침출수와 세종시 인근 금강물이 담긴 수조에 넣었다. 당시 윤 의원은 “참 실험을 하는 게 어려운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 부득이 생명체로 시연하게 된 점을 양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슬래그침출수가 담긴 수조에 넣은 미꾸라지와 붕어는 수분간 몸부림치다 결국 폐사했다. 윤 의원은 해당 수조에 리트머스 시험지를 넣고는 알칼리성이 강한 용액이라고 설명했다. 유해 중금속이 포함된 물의 위험성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퍼포먼스였던 셈이다.
하지만 야당과 동물보호단체에선 살아있는 생물을 반드시 죽일 필요는 없었다며 “동물 학대”라고 꼬집었다.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동물보호법 제23조는 동물 생명의 존엄성을 고려해 동물실험을 우선적으로 대체하거나, 실험을 하더라도 동물 사용을 최소화 혹은 고통을 덜도록 조치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며 “법 위반 소지는 차치하고라도 불필요한 동물실험이 국감 본연의 질의에 집중한 것이었는가를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오승재 정의당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을 내고 “이처럼 끔찍한 광경이 다른 곳도 아닌 국회에서, 다른 사람도 아닌 국회의원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어류 대신 리트머스 시험지로 대체하여 실험을 진행했어도, 전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도 “이는 실상 이목을 끌기 위한 쇼이자 동물학대에 불과하다”며 “동물은 쓰고 버리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윤 의원은 명심하고 생명감수성부터 높이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