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임기 절반 주한 미국대사 ‘빈자리’…한·미관계 ‘삐걱’ 증표

입력 2021-10-07 20:27 수정 2021-10-07 20:30

문재인 대통령 임기 절반 가까이 주한 미국대사가 공석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한·미 신뢰 관계가 삐걱대는 증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역대 주한 미국대사 공석 기간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정부 시기 주한 미국대사의 공석 기간은 2년에 달했다. 광복 이후 가장 긴 시간이다.

조 의원실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들어 주한 미국대사 공석 기간은 마크 리퍼트 대사 이후 441일(15개월), 해리 해리스 대사 이후 259일(9개월)로 총 700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1610일)의 절반 가까운 시간 동안 미국 정부가 한국에 대사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다. 주한 미국대사 자리는 지난 1월 20일 해리스 대사가 임기를 마친 뒤 지금까지도 10개월 가까이 공석인 상태다.

정권별 성향에 따라 주한미국대사의 공석 기간이 큰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노무현정부(2003~2008년)의 주한미국대사 공석 기간은 약 11개월, 이명박정부(2008~2013년)는 약 2개월, 박근혜정부(2013~2017년)는 약 5개월이었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노무현정부에서는 2004년 토머스 허바드 대사 이후 137일, 2005년 크리스토퍼 힐 대사 이후 188일을 합쳐 모두 325일 공백 기간이 있었다. 이명박정부 때는 2008년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 이후 18일, 2011년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 이후 33일로 공석 기간은 51일에 불과했다. 박근혜정부에서는 2014년 성 김 대사 이후 28일, 2017년 리퍼트 대사 이후 109일로 총 공석 기간 137일이었다.

진보정권이 집권한 시기(노무현·문재인정부) 공석 기간은 평균 256일, 보수정권이 집권한 시기(이명박·박근혜정부)는 47일로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조 의원은 “문재인정부 들어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 중단과 전작권 전환 관련 이견 표출 등 동맹 현안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며 “역대 최장 기간 주한미국대사직이 비어있는 상황은 한·미 관계의 신뢰 약화와 결코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강보현 이상헌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