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에스파’는 현실 세계 4명의 사람과 가상세계 4명의 아바타로 이뤄진 8인조 그룹이다. 이들의 모든 노래는 하나의 세계관 속에서 서사를 만든다. ‘광야’에 나서 현실과 가상세계의 만남을 방해하는 ‘블랙맘바’와 싸운다는 설정이다. 이런 멀티버스에서의 확장은 SM엔터테인먼트가 본 K팝의 미래에 닿아 있다.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2021 스타트업콘’ 기조 강연에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상상을 초월하는 ‘SMCU’(SM 컬처 유니버스)를 펼쳐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메타버스의 세상을 만들어가면서 지적재산을 쌓고 그 안에서 킬러콘텐츠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지난 5월에 공개된 에스파의 히트곡 ‘넥스트 레벨’ 뮤직비디오에는 ‘광야’의 좌표가 나온다. 이 좌표를 실제 검색하면 서울 성수동의 SM 신사옥이 나온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곳을 광야라고 부르는 밈 현상이 생겼다고 한다. 가상의 세상을 현실의 세상과 이어주는 메타버스 전략이다.
이 대표는 SES와 보아 HOT 등 앞선 SM 소속의 아티스트들이 현실과 가상이 경계 없이 서로 연결된 세계관을 20년 전부터 제작해왔다고 자부했다. 그룹 엑소가 우주의 바깥 ‘엑소 플래닛’에서 온 초능력자라는 설정이나 NCT의 노래를 들어 7번째 감각을 깨우친 팬들이 꿈에서 만나 교감한다는 설정도 이러한 SMCU세계관의 일부다.
이 대표는 “K팝과 K컬처의 진원지인 서울이 전 세계 문화의 메카가 되도록 만들어 가는 게 저희의 목표고 꿈”이라며 “시대의 발전에 따라 플랫폼 환경과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어떤 플랫폼에서든 SM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우리의 채널을 만들어가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SM의 과거 뮤직비디오를 리마스터링하는 프로젝트에 관해 “저희의 콘텐츠 유니버스를 20년 전 콘텐츠까지 아우르도록 확장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