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기차와 비행기, 선박 등 교통편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초강력 대책을 내놨다. 연방정부 공무원들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무급 휴직 처리된다.
CNN, 로이터통신 등은 6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철도 및 항공 직원들뿐 아니라 여행객들에게도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30일부터 기차, 항공편, 선박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여객과 직원들은 백신 접종 증명서를 필수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접종 대상이 아닌 12세 이하 어린이들은 예외다.
공무원들도 접종 의무 대상이다. 29일까지 연방정부 직원들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증명서를 온라인 포털에 등록해야 한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거나 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공무원들은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 연방정부 공무원 30만여명과 연방 규제대상 기관에서 일하는 근로자 95만5000여명이 해당된다. 이들은 캐나다 전체 정규 근로자 수의 약 8%를 차지한다.
트뤼도 총리는 “이번 여행 조치와 연방 근로자 백신 의무화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조치”라며 “여러분이 백신을 접종한다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할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강력한 백신 정책은 지난달 총선에서 트뤼도 총리가 내놓은 공약이다. 이에 반발해 일부 백신 반대 시위대가 트뤼도 총리의 선거 유세 중 돌을 던지기도 했다. 또 이 정책에 반대하는 공무원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대부분의 연방 직원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고, 피지 정부는 오는 11월까지 백신을 맞지 않는 공무원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백신 접종 의무화를 실시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시의회는 다음 달 4일부터 식당·영화관·체육관·박물관·미용실 등 각종 실내 점포·영업점에 입장 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을 이날 통과시켰다.
지난 8월 뉴욕시가 가장 먼저 실내 식당·체육관·오락시설 등에서 직원과 고객의 백신 접종 증명 의무화 조치를 시행한 데 이어 샌프란시스코 등 캘리포니아주의 도시‧카운티들도 이에 합류하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도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규정 도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 규정에 의하면 MLB 선수들의 백신 접종은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으로 선수들의 접종을 제도화하려면 선수 노조와 합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협상 대상에서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제외된다. 이에 MLB 사무국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대상으로 먼저 백신 의무화 정책을 실시하기로 했다. 선수들은 내년 시즌 스프링캠프 전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