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년 간 제주도 해수면이 15㎝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 추세대로 지속되면 2050년에는 여의도의 0.8배에 달하는 제주도 면적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후 온난화의 직접적인 위협이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온실가스 저감과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시급해지고 있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0년 간 제주 앞바다 해수면은 15.78㎝ 상승했다.
이는 전국 21개 조위관측소에서 측정한 최근 30년 간 우리나라 연안 평균 해수면 상승폭 9.36㎝ 보다 6.42㎝나 높은 것으로, 울릉도 17.52㎝에 이어 두 번째를 나타냈다.
제주도 해수면은 1990년 이후 매년 5.26㎜씩 상승해왔다. 전국 연안이 매해 평균 3.12㎜씩 상승할 때 제주는 그보다 1.7배 가량 높은 상승 폭을 기록해온 셈이다.
해수면 상승에 따라 침수 면적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해양환경공단의 해수면 상승 시뮬레이터에 의하면 현 추세대로 저감없이 온실가스가 배출될 경우 2050년 우리나라 연안의 평균 해수면은 현재보다 40㎝ 상승해 여의도 면적의 88배가 넘는 256.80㎢의 국토가 수면 아래 잠길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자료에서 제주도는 30년 뒤 여의도 면적의 0.8배에 달하는 2.19㎢가 침수될 것으로 분석됐다.
더 큰 문제는 온실가스를 저감해도 해수면 상승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해양환경공단이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중강도(RCP 4.5 시나리오)로 기울였을 때 해수면 예상 상승치를 추정한 결과 30년 뒤 제주를 포함한 우리나라 해수면은 34㎝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2.09㎢, 우리나라 전체적으로는 여의도 면적의 83배가 넘는 242.86㎢가 침수될 것으로 추정됐다.
어기구 의원은 “기후 위기로 인한 해수면 상승 전망이 매우 심각하다”며 “지난 8월 통과된 탄소중립기본법을 토대로 각 지자체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상청 ‘우리나라 109년(1912~2020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0년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과거 30년에 비해 1.6℃ 상승하고 강수량은 135.4㎜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최근 30년(1991~2020년) 여름은 과거 30년(1912 ~1940년)에 비해 98일에서 118일로 20일이나 길어졌다. 반면 겨울은 과거 30년(1912 ~1940년) 109일에서 최근 30년(1991~2020년) 87일로 22일 짧아졌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