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로 나선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위기론’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이 지사의 구속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본선 경쟁력에 의구심을 제시했다. 이에 이 지사 측은 야권의 프레임을 씌우며 ‘내부 총질’을 하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 전 대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언급하며 “상식적으로 볼 때 유동규가 지금 배임 이유로 구속돼 있고 그 위에 있는 시장이 설계했다고 본인 스스로 이야기를 했다. 시장이 배임 혐의가 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전날에도 대장동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로 규정하는 등 이 지사를 겨냥한 강경한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그는 “(구속을) 가상할 수 있다면 거기에 대해서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게끔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만일 사안이 그렇게까지 된다면 복잡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되고 민주당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되는 것이다. 재집권하는 데 결정적으로 이게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독설을 내뱉었다. 그는 “당 지도부가 판단하고 장치를 해야 하는데 이 지사로 딱 정해서 그냥 가겠다는 것 아닌가. 이 지사가 잘못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잘못된 가능성이 얼마나 큰가”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가 이 지사를 보호해주고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얘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은 구조”라고 지적하며 “당 지도부가 잘못 판단하고 있다. 심지어 이 지사 편에 서서 문제를 보고 있다고까지 의심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어 “불공정하다는 이야기를 얼마든지 할 수 있고 그런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초 8일로 예정됐던 민주당 대선주자 TV 토론회가 취소된 것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설 의원은 “방송사와 협의가 안 돼서 토론회를 못 한다는 건 사실 핑계”라며 “대장동 게이트가 전면에 들어서 이 지사에게 불리하게 되니 안 하는 쪽으로 정리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원팀 기조’에 회의적인 시각도 드러냈다. 설 의원은 “원팀으로 가는 거야 당연하다. 민주당 당원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작업”이라면서도 “우리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이 다 하나같이 원팀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 담보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선 후 원팀이 가능하겠느냐”는 일각의 우려가 실제 당 안팎의 분위기에 녹아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어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도저히 이 지사는 못 찍겠다고 한다. 이런 사람이 3분의 1은 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가 나온다. 30% 이상이 있는 거로 나와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곧바로 반박했다. 이재명 캠프 총괄 선대본부장인 조정식 의원은 오전 캠프 브리핑에서 “(이 전 대표 측이) 국민의힘을 대변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도대체 왜, 무슨 의도에서 그러는지 참 답답하고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측에서 대장동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 의원은 “이재명 게이트가 아니라 국민의힘 화천대유 게이트”라면서 “바로 지난주 경선에도 결과로 입증됐지만 민주당의 권리당원과 국민들이 이재명 후보의 청렴과 진실에 대해서 신뢰한다는 것을 결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일부 친문 지지층은 경선 중단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민형배 전략본부장은 “(경선) 막바지에 그냥 해보는 거 아닌가 싶다”며 “이것 때문에 원팀 기조가 흔들린다는 것은 우리 정당의 특징으로 보아서 그럴 리 없다고 본다”며 크게 신경쓸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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