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재명도 아슬아슬…‘대장동’ 구속감 vs 내부총질

입력 2021-10-07 12:06 수정 2021-10-07 13:18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가 5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지역 공약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로 나선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위기론’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이 지사의 구속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본선 경쟁력에 의구심을 제시했다. 이에 이 지사 측은 야권의 프레임을 씌우며 ‘내부 총질’을 하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 전 대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언급하며 “상식적으로 볼 때 유동규가 지금 배임 이유로 구속돼 있고 그 위에 있는 시장이 설계했다고 본인 스스로 이야기를 했다. 시장이 배임 혐의가 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전날에도 대장동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로 규정하는 등 이 지사를 겨냥한 강경한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그는 “(구속을) 가상할 수 있다면 거기에 대해서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게끔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만일 사안이 그렇게까지 된다면 복잡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되고 민주당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되는 것이다. 재집권하는 데 결정적으로 이게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경선 후보 필연캠프 설훈 선대위원장이 지난달 23일 경남 창원시에서 열린 '이낙연 후보 경남 정책공약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독설을 내뱉었다. 그는 “당 지도부가 판단하고 장치를 해야 하는데 이 지사로 딱 정해서 그냥 가겠다는 것 아닌가. 이 지사가 잘못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잘못된 가능성이 얼마나 큰가”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가 이 지사를 보호해주고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얘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은 구조”라고 지적하며 “당 지도부가 잘못 판단하고 있다. 심지어 이 지사 편에 서서 문제를 보고 있다고까지 의심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어 “불공정하다는 이야기를 얼마든지 할 수 있고 그런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초 8일로 예정됐던 민주당 대선주자 TV 토론회가 취소된 것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설 의원은 “방송사와 협의가 안 돼서 토론회를 못 한다는 건 사실 핑계”라며 “대장동 게이트가 전면에 들어서 이 지사에게 불리하게 되니 안 하는 쪽으로 정리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원팀 기조’에 회의적인 시각도 드러냈다. 설 의원은 “원팀으로 가는 거야 당연하다. 민주당 당원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작업”이라면서도 “우리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이 다 하나같이 원팀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 담보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선 후 원팀이 가능하겠느냐”는 일각의 우려가 실제 당 안팎의 분위기에 녹아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어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도저히 이 지사는 못 찍겠다고 한다. 이런 사람이 3분의 1은 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가 나온다. 30% 이상이 있는 거로 나와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5일 경기도의회 임시회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사 측은 곧바로 반박했다. 이재명 캠프 총괄 선대본부장인 조정식 의원은 오전 캠프 브리핑에서 “(이 전 대표 측이) 국민의힘을 대변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도대체 왜, 무슨 의도에서 그러는지 참 답답하고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측에서 대장동 의혹을 ‘이재명 게이트’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 의원은 “이재명 게이트가 아니라 국민의힘 화천대유 게이트”라면서 “바로 지난주 경선에도 결과로 입증됐지만 민주당의 권리당원과 국민들이 이재명 후보의 청렴과 진실에 대해서 신뢰한다는 것을 결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 대장동 태스크포스(TF) 단장인 김병욱 의원 등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장동은 국민의힘 측과 결탁한 민간 토건세력이 민간개발을 주도했다"고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일부 친문 지지층은 경선 중단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민형배 전략본부장은 “(경선) 막바지에 그냥 해보는 거 아닌가 싶다”며 “이것 때문에 원팀 기조가 흔들린다는 것은 우리 정당의 특징으로 보아서 그럴 리 없다고 본다”며 크게 신경쓸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