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대학가 코로나19 특별장학금 찔금 지급

입력 2021-10-07 09:46 수정 2021-10-07 09:48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중심의 온라인 수업을 해온 광주·전남지역 대학들이 ‘등록금 반납’에 인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특별 장학금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이 낸 등록금을 일부 돌려줬으나 고작 10만 원 안팎의 ‘찔끔 지급’에 그쳤다.

이 같은 사실은 교육부가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에게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대학별 코로나19 등록금 반환 특별장학금 지급현황’에서 밝혀졌다. 특별장학금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 각 대학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에게 지급한 위로금 성격이다.

7일 교육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전남지역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지급한 특별장학금은 1인당 평균 10만6395원에 불과했다. 학생들이 학습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데 따른 등록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메아리 없는 외침에 그친 것이다.

2020년 광주·전남에서는 일반대 11개 대학이 13만6646원, 전문대 8개 대학이 6만4425원의 특별장학금을 학생 1명에게 저마다 지급했다.



일반대에서는 광주대가 가장 많은 22만8637원의 특별장학금을 지급해 유일하게 20만 원을 넘겼다. 이어 조선대 17만4226원, 초당대 16만4907원, 광주여대 16만2517원 등의 순이었다.

2021년 대학정보공시 종합대학 5000명~1만 명 이하 대학 현황 중 광주대는 재학생 1인당 장학금 지급액수도 호남·제주권 1위, 전국 3위를 기록했다.

이에 비교해 국립대인 전남대는 11만128원, 목포해양대는 9만5761원, 순천대 9만3446원, 목포대 5만7579원 등 생색내기에 머물렀다.

전문대 가운데는 전남과학대가 10만604원으로 가장 많았다. 조선이공대는 7만1535원, 조선간호대는 7만39원, 서영대는 6만3398원 등으로 파악됐다.

상대적으로 많은 액수의 등록금을 책정하는 사립대가 국립대·전문대에 비교해 특별장학금 역시 더 지급한 셈이다.

코로나19로 학비 등에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대학생들은 비대면 온라인 수업의 비율이 여전히 높은 만큼 대학 측의 등록금 반환이 더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이마저 지급하지 않는 대학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재학생 전원에게 혜택을 제공했으나 재정난을 겪는 각 대학은 장학금 지급 범위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각 대학은 부서별 사업예산을 줄이고 기부 캠페인을 통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재정이 한계상황에 직면했다는 태도다. 신입생 등록금을 대부분 전혀 받지 않고 장학금 지급이 늘어난데다 예비 대학생들의 감소로 생존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강득구 의원은 “국립대·사립대 여건이 현격히 다르고 학생 수 등도 차이가 있겠지만 최소한 국공립 대학은 교육부가 방침을 정해야 한다”며 “올해도 온라인 수업 비중이 여전한 만큼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