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표·천화동인 1호 대표 줄소환… 몸통 드러날까

입력 2021-10-06 17:55 수정 2021-10-06 22:04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6일 오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성문 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표와 관계사인 천화동인 1호의 이한성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사업자 선정에 관여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과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별동대라는 의혹을 받는 전략사업실 실장도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이 관계자들을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지만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 등에 대한 신병확보는 숙제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이 전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이 전 대표가 검찰에 소환된 건 처음이다. 앞서 경찰은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받은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토대로 이 전 대표를 조사했었다. 검찰은 화천대유가 민간사업자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과정과 배당금 설계 경위, 대여금 용처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천화동인 1호의 이 대표도 검찰에 첫 출석했다. 그는 이화영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정치권에선 그를 이재명 경기지사의 측근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천화동인 1호의 소유 관계와 배당금 용처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로, 배당금 1208억원을 받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들에 대한 조사도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날 검찰에 출석한 김 1처장은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당시 평가위원이었다. 시행사 성남의뜰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몫으로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그는 2016년 1월 성남시의회 회의에서 “성남시민이 아닌 민간 투자자들이 이익을 극대화하면 이것은 공영개발이 아니다”라는 한 의원의 지적에 “그 부분은 지양하겠다”고 답변했었다. 김 1처장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며 취재진에 “(사업자 선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동규 별동대’로 불린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의 한모 실장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유 전 본부장은 기획본부 산하에 전략사업실을 신설해 신규 투자 타당성 검토를 맡기고, 천화동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가 추천한 정민용 변호사 등을 주요 보직에 앉혔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 최대주주인 김만배씨로부터 개발 이익의 25%를 받는 대가로 사업 수익 구조를 유리하게 설계하려고 이뤄진 일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16명의 검사로 전담수사팀을 꾸린 만큼 사업 기획과 정관계 로비, 자금 흐름 등 여러 갈래로 나뉜 의혹을 동시다발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성남시 차원의 묵인과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이 확보되면 추가 압수수색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이자 사업 설계에 깊숙이 관여한 남 변호사는 현재 미국으로 도피한 상태다. 위례신도시 개발 민간사업자이자 유 전 본부장에게 3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정재창씨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검찰은 “신병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