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새 한라산 5개 사라져… 전용 느는데 국유림 매입 ‘미적’

입력 2021-10-06 14:30 수정 2021-10-06 14:47
'산림 면적 증감 현황'과 '국유림 확보 실적 현황.' 산림청 자료.

각종 개발로 전용되는 산림이 늘고 있으나 국유림 확보는 터덕거려 10년새 한라산 5.4개 규모의 산림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전북 김제·부안)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636만 8843㏊였던 우리나라 산림 면적은 2020년 628만 6438㏊로 집계됐다.

10년새 8만 2405㏊가 줄어든 셈이다. 이는 한라산 1만 5300㏊의 5.4개에 이르는 규모다. 최근 국회 이전이 결정된 세종시(4만 6523㏊)와 부산시(7만 6982㏊)의 면적과 비교하면 각각 1.7배, 1.1배에 달한다.

전체 산림 면적은 2013년 633만 9368㏊, 2017년 631만8007㏊ 등으로 해마다 줄어들었다. 산림 감소 이유는 각종 도시개발과 도로 조성 등 전용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정부의 국유림 확보 실적은 해마다 목표치에 미달했다.

2010년 당초 계획한 1만 2514㏊의 30%인 3721㏊를 확보하지 못한 이후 계속해서 목표치를 밑돌았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목표량의 49.8%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렇게 최근 10년간 확보하지 못한 국유림 면적은 모두 4만 1419㏊에 이른다.

이원택 의원은 국유림 확보가 목표에 미치지 못한 원인으로 현장과 맞지 않는 예산 책정이 문제라고 꼽았다.

2020년 기준 국유림 예산의 3.3㎡당 단가는 1652원이다. 이 가격은 2009년에 정해진 후 13년째 변화가 없다.

이 의원실은 “같은 기간 전국 평균 공시 토지가격이 ㎡당 3만 3794원에서 6만 1194원으로 81%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정부의 국유림 매수 예산 단가는 시세의 48% 수준 밖에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 등을 위해 산림의 공공주도 보전, 관리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며 “정부가 산림의 공공성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국유림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해 산림 면적 628만 6438㏊는 전 국토의 62.6%를 차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산림률 중 핀란드(73.7%), 스웨덴(68.7%), 일본(68.4%)에 이은 4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