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내 말이 이재명 말’이라 했다” 대장동 원주민 증언

입력 2021-10-06 11:19 수정 2021-10-06 13:38
2019년 3월 6일 당시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경기도청 구관 2층 브리핑룸에서 '임진각~판문점 간 평화 모노레일 설치 추진 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내 말이 이재명의 말”이라고 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그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로 나선 이재명 경기지사와 특별한 관계에 있음을 강조한 발언이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2009년 상황을 기억하는 대장동 개발지역 원주민의 제보라고 소개하며 이 같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다만 이들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공개한 녹취록에 등장한 원주민은 “당시 우리는 민간 개발하려고 땅 계약까지 다 했다. (2009년 공영개발에 반대하는) 성남시 집회를 시작했다”면서 “그때 이재명이 ‘대장동이 제2의 고향’이라며 와서는 (내가) 시장이 되면 일사천리로 사업 시행이 되도록 도와주겠다, 주민들 힘내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당시 성남시장에 당선되자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꿨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당선되고 나서 이튿날 대장동에 찾아와 손바닥 뒤집듯 ‘이건 민간개발 안 된다. 분당 성남의 마지막 남은 땅인데 원주민에게는 절대 피해가 가지 않게 해 줄 테니 협조해 달라’고 해서 난리가 났다”고 증언했다.

김 의원은 이후 상황을 설명하는 다른 남성의 녹취록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 등장한 원주민은 “(이 지사에게) 면담을 신청해도 받아주지도 않고 유동규 본부장에게 가라고 했다”면서 “갔더니 ‘절대 피해가 가지 않게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어떻게 책임지느냐고 했더니 ‘내 말이 곧 이재명의 말이다. 믿고 기다려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화천대유와 성남의뜰이 계약을 하면서 (땅값을) 그냥 반값에 후려쳐서 자기들끼리 나눠 먹은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의원은 “(이 지사가) 토건 세력이 민간 개발을 추진했다고 하지만 원주민은 이 지사가 ‘함께 싸우겠다’면서 민간 개발을 추진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