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4호선을 운행하면서 “가족이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했다”며 국민청원 동참을 호소하는 안내방송을 한 기관사가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 측은 가족이 데이트 폭력으로 사망했다는 내용의 안내방송을 한 기관사 A씨를 해당 안내방송을 한 다음 날 업무에서 배제했다.
A씨는 지난달 16일 “가족이 얼마 전 데이트 폭력으로 사망했는데, 국민청원 올렸으니 관심 부탁드린다. 이런 안내 방송이 불편하시겠지만, 이렇게밖에 알릴 방법이 없으니 양해 부탁한다”는 안내 방송을 했다.
공사 측은 업무 중 사적인 이야기를 방송한 점을 이유로 운전 업무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측은 다만 “감사실이 조사는 하겠지만, 징계를 주려는 목적은 아니다”라며 “차장의 심신을 안정시키고자 실무와 분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이와 관련 앞으로 안내방송에서 사적인 내용은 다루지 못하도록 사규를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기관사의 안내 방송은 지하철 이용자가 듣고 안타까움을 표하며 SNS에 공유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기관사는 지난 7월 마포구에서 남자친구 B씨에게 폭행당한 후 숨진 20대 여성의 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의 어머니는 지난 8월 말 상해치사 혐의를 받는 B씨의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 글을 올린 바 있다.
경찰은 지난달 17일 B씨를 검찰에 구속송치했다. 오는 6일 B씨의 구속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