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카지노 ‘145억’ 수사 중단…찾은 돈 134억은 예치

입력 2021-10-05 17:46 수정 2021-10-06 14:05

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 금고에서 145억원이 사라진 사건에 대한 수사가 9개월 만에 중지됐다. 유력 용의자가 해외로 도주하면서 신병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수사가 중지되면서 경찰이 현재까지 찾아낸 134억원도 압수물 계좌에 묶이게 됐다.

제주경찰청은 “랜딩카지노에서 145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를 받고 있는 자금 담당 임원 말레이시아 여성 A씨(55) 등 3명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지만 신병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수사를 중지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랜딩카지노를 운영하는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지난해 연말 A씨가 휴가를 간 뒤 카지노 금고에서 145억6000만원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지난 1월 4일 A씨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소재 파악에 나섰으나 이미 지난해 12월 외국으로 출국한 뒤였다.

경찰은 돈이 사라지는 데 가담한 혐의로 국내에 체류 중이던 중국인 등 공범 3명을 체포해 수사했지만 핵심 유력자로 추정되는 A씨와 출국한 또 다른 중국인 공범 등을 찾지 못 하면서 수사에 난항을 겪어 왔다.

한편 경찰은 지난 1월 도난 당했던 자금 중 134억원을 카지노 내 다른 VIP 금고와 A씨가 머물던 제주시내 숙소 등지에서 찾아냈다.

이 돈은 5만원권 26만8000장으로 압수물 계좌에 예치됐다. 이는 제주 경찰이 압수한 금액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수사가 중지되면서 압수물은 장기간 은행에 갇히게 됐다. 현재까지 은행이 압수물 계좌에 지급한 이자는 55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고관리법에 따라 해당 계좌에 적용된 금리는 0.1%다. 수사 중지로 향후 수사 재개에 따른 출처가 밝혀지기 전까지 이자는 계속 쌓이게 된다. 이자는 전액 국고로 환수된다.

피의자가 나타나면 수사는 언제든 재개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