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잡는 선진국 대한민국” 서울 도심에 초대형 현수막

입력 2021-10-05 16:55
개 식용 행위를 비판하는 초대형 현수막이 5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대형빌딩에 걸려 있다. 뉴시스

서울 도심 한복판에 개 식용 행위를 비판하는 초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은 5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빌딩에 30×30m(가로×세로)의 초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고 밝혔다. 이 현수막에는 “개 잡는 선진국 대한민국”이라는 문구와 잔인하게 도살된 개 한 마리의 모습이 담겼다.

현수막을 만든 동물해방물결은 지난 7월 발표한 식용 개 도살 및 매매 실태 조사 보고서 ‘반려동물? 대한민국 개들은 이렇게 도살된다’의 조사 대상지였던 경기도 여주 불법 도살장에서 죽임을 당한 개의 모습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방치된 환경에서 잔혹하게 도살되는 우리나라 개들의 현실을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개 식용 행위를 비판하는 초대형 현수막이 5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대형빌딩에 걸려 있다. 뉴시스

이 단체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개 식용 금지 검토’ 발언 이후 현수막을 기획·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이제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며 개 식용 금지에 긍정적인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이후 사회 전반에서는 ‘개 식용 문제’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동물해방물결은 이날 “올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했다”며 “한국이 경제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모범을 보여야 하는 상황에서도 개 식용은 걸맞지 않게 잔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 식용 행위를 비판하는 초대형 현수막이 5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대형빌딩에 걸려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이어 “한국은 오로지 먹기 위해 개를 집단으로 번식, 사육하는 ‘개 농장’부터 경매장, 도살장, 시장, 건강원, 보신탕 업소까지, 개 식용이 구조인 산업으로 존재하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이자 선진국이라는 오명을 오늘날까지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 활동가들은 개 식용 업계에 만연한 동물 학대에 대한 방관을 멈추고, 불법 개 도살장 및 경매장 실태 파악과 단속·근절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는 ‘식용 개 도살 및 판매 금지’ 법제화를 위해 관련 산업과 사회적 갈등을 종식할 구체적인 로드맵 마련을 요구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