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과 그 계열 서비스인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이 접속 장애를 일으킨 뒤 약 6시간 만에 서비스를 재개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반독점 소송에 휘말리고, 내부 고발자의 폭로가 이어지는 등 내우외환을 겪는 페이스북은 또 다른 대형 악재를 맞았다.
뉴욕타임스(NYT)와 경제매체 CNBC 등 외신은 미국 동부 시간으로 4일 오전 11시40분쯤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의 서비스 등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해 에러 메시지가 표시됐다고 보도했다. 오류 발생 이후 페이스북은 약 1시간 동안 접속이 되지 않았고,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에선 새로운 콘텐츠를 로딩하거나 메시지를 보낼 수 없었다.
페이스북 직원들이 이용하는 내부 시스템도 마비됐다. 회사 건물이나 회의실에 들어갈 때 쓰는 디지털 배지가 작동을 멈추면서 입장하지 못한 직원도 있고, 보안 엔지니어들은 서버 구역에 들어가지 못해 장애 원인 파악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각 서비스는 이날 오후부터 서서히 정상화됐다. 페이스북은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복원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고 이제 정상화하고 있다고 알리게 돼 행복하다”며 이용자들이 인내심을 가져줘 고맙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도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접속) 장애에 대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접속 장애의 원인은 네트워크 장비 설정 변경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 기술팀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데이터센터 간 네트워크 트래픽을 조정하는 백본(backbone·기간) 라우터 환경설정의 변경 사항들이 통신을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술팀은 “서비스가 중단됐던 동안 사용자 데이터가 손상된 흔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바로 전날 내부 고발자가 스스로 언론에 신원을 공개하며 내부 문건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 사태까지 겹치면서 페이스북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회사 글로벌 보안 운영센터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이용자에게는 고위험, 회사 자산에는 중간 위험, 페이스북의 명성에는 고위험”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고발자인 프랜시스 하우겐은 3일 페이스북이 정치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의 가짜 뉴스 게시물에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 담긴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또 2020년 대선 전까지 가짜 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정책을 도입했으나, 선거 이후 해당 보호 장치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은 또 내부 연구를 통해 인스타그램이 청소년의 자살률을 높이는 등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5일 미 상원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페이스북은 현재 미 연방 반독과점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악화에 대한 책임으로 조사 대상이 됐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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