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2016년 이후 환풍기 청소안해” vs 던킨 측 “허위 주장”

입력 2021-10-05 16:32 수정 2021-10-07 16:50
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 추가 영상 공개. 연합뉴스

던킨도너츠 제조시설 위생 불량 의혹을 최초로 외부에 알린 제보자가 5일 서울 중구 한 복합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장설비 모습이 담긴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지난달 29일 KBS 뉴스를 통해 공개된 것과는 다른 내용으로 각종 공장 설비에 기름녹과 유증기가 액체 상태로 맺혀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최초 공개 영상과 같은 시기인 지난 7월 말쯤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보면 도넛들이 컨베이어 벨트로 옮겨지는 공간의 천장 환풍구에 먼지가 까맣게 끼어있다. 도넛을 시럽으로 코팅하는 과정에선 도넛이 굴러가는 벨트 바로 밑에 까만 물질이 묻어 나왔다.

제보자 A씨는 환풍시설 위생 불량에 대해 “2016년 공장을 짓고 나서 단 한 번도 청소하지 않았다. 분진들이 컨베이어 벨트 위 제품 위로 바로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럽 토핑 단계에 대해선 “시럽이 계속 순환되는 장소인데 손으로 만졌을 때 밑으로 곰팡이로 추정되는 까만 물질이 만져진다”고 했다.
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 추가 영상 공개. 연합뉴스

A씨는 KBS 보도 이후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SPC그룹 산하 비알코리아가 ‘조작 정황이 발견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당시 비알코리아는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 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며 조작 정황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잔여 반죽을 주걱으로 긁어내려면 장비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때 몸으로도 기름이 계속 떨어진다. (기름 방울을) 급하게 치우려다 보니 (주걱으로 긁는) 그런 행위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작업자가 서 있지 않은 공간이라도 기름방울이 반죽 위로 떨어지는 건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A씨 측은 지난달 28일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이달 초 보호조치와 회사 측의 비밀보장 의무 위반 확인 등을 추가 신청했다고 밝혔다. 법률대리인은 “현재 담당 조사관이 지정되고 조사가 시작된 단계”라고 했다.

A씨는 자신이 던킨도너츠 공장의 내부 위생환경을 폭로하게 된 배경에 대해 “2017년 안양공장 재입사 이후 위생 문제로 호흡기 질환을 앓은 적도 있었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으나 회사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7월 당시에도 촬영한 후 바로 회사에 여러 번 보고했지만 아무런 조치 및 개선 의지가 없었고 대화 자체를 거부하게 돼 이렇게 제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비알코리아 측은 이번 주장에 대해서도 “대부분 허위”라는 입장이다. 비알코리아 관계자는 “환풍기 청소를 한 번도 안했다는 주장을 포함해 대부분의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며 “경찰에서 이미 수사 중인 사안으로 경찰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원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