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활로, 공공 배달앱으로 찾을까…‘동백통’ 가동

입력 2021-10-05 15:29 수정 2021-10-05 16:48
나윤빈 민생노동정책관이 공공배달앱 동백통 추진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부산시

부산에도 공공 배달 앱이 등장한다. 지역 상공인이라면 배달 앱 입점비·중개 수수료·광고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3무(無) 배달 앱’이다. 소비자들도 민간의 배달 앱에서는 받아주지 않는 부산지역 화폐 동백전으로 결제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음식값을 10% 할인받는 혜택이 생긴다.

부산시는 지역 소상공인의 온라인 상거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공모바일마켓앱인 ‘동백통’을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를 시작한다고 5일 밝혔다.

시는 우선 이달 말까지 연제구민 100명을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시행한다. 이어 다음 달부터는 부산 전역으로 테스트를 확대한 뒤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내년 1월부터 정식서비스를 시작한다.

동백통은 전국 최초로 전통시장과 식음료점, 지역 기업제품 쇼핑몰을 통합플랫폼으로 구축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온라인 배달시장에서 소외된 전통시장과 청과·꽃·수산 등 특화 시장 상인들의 판로 확대가 기대된다. 아울러 입점한 소상공인은 수수료를 줄일 수 있어 실질 소득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시는 밝혔다.

부산시는 지난해 10월 공공 배달 앱 구축 및 운영관리 용역 계약을 맺고 올해 5월 앱 개발에 성공했다. 개발에는 1차년도 8억3000만원, 2차년도에 7억900만원 등 15억3900만원이 들어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기준이 강화되면서 배달음식 수요가 늘어났다. 국내 배달 앱 시장은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두 회사가 독점하고 있다. 두 회사의 지난해 거래 금액 기준 점유율은 99.2%다. 독과점 문제로 인한 피해는 소상공인에게 돌아간다. 대형 배달 앱이 수수료나 광고비를 올린다고 해도 마땅한 견제 장치가 없다. 배달의민족은 정률제인 울트라콜(월 8만8000원)과 오픈리스트(매출의 6.8%)로 수수료를 받는다. 요기요는 월 12.5%, 쿠팡이츠는 월 15%의 수수료를 뗀다.

나윤빈 민생노동정책관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배달의민족 등 민간배달 앱을 이용할 때 내야 하는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동백통 개발에 나섰다”면서 “수수료로 절약한 비용은 소비자 할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공 배달앱 개발은 지난해 3월 군산시의 ‘배달의명수’를 시작으로 서울(제로배달 유니온)과 경기도(배달특급)가 서비스에 들어갔고 올해 들어 거제시(배달올거제), 광주시(광주공공배달), 인천시(인천e음공공배달서비스), 대구시(대구로)가 차례로 도입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