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서 숨진 채 발견된 공무원…메모장에는

입력 2021-10-05 15:06

경기 안성교육지원청 소속 공무원이 안성의 한 폐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시설 주무관 A씨가 안성 소재 한 폐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가 근무한 곳은 학교 시설 관련 통합 발주, 순회 점검, 상담 업무 등 관리·보수를 지원하는 교육청 소속 시설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 측은 A씨가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 등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장에는 ‘내가 죽으면 당신들 탓이다’란 글이 적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자 메시지에는 ‘과장님 저를 죽이는 겁니다’, ‘직위를 이용해 왕따를 조장하는 상황을 즐기시는 건가요?’, ‘병가에 병조퇴에 근무를 할 수 없어요’ 등의 내용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1일 ‘불안·우울감 등 감정조절의 어려움, 불면 등의 증상이 있다’며 최소 4주 가량 치료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정신과 진단서 소견을 받고, 지난 8~9월에는 총 11차례 병가와 병조퇴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안성교육청 관계자는 “A씨의 극단적 선택의 이유가 직장 내 괴롭힘 등인지에 대해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