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납 식품에서 ‘개구리·식칼·철사’ 나와…제재도 없어

입력 2021-10-05 13:56 수정 2021-10-05 14:25
군납 식품에서 발견된 식칼. 안규백 의원실 제공.

군대에 납품되는 식품에서 머리카락, 철사, 곤충, 개구리 심지어 식칼까지 나왔지만 해당 납품 업체는 군 당국 제재 없이 군납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방위사업청과 육군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해마다 군납 식품에서 수십 건의 이물질 발견 사례가 보고됐다.

안 의원에 따르면 군 당국은 이러한 상황에도 문제가 있는 납품 업체들에 실질적인 제재 조치를 하지 않았다. 해당 업체들의 군납은 현재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한 군납 업체는 최근 5년간 22건의 이물질 검출 문제를 지적받았지만 올해 97억원 규모의 신규 계약을 따냈다.

문제의 납품 업체가 군납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유명무실한 제재 규정 때문이다. 군 규정에 따르면 기존 군납 업체에서 중대한 이물질이 발생하면 0.2점, 경미한 경우 0.1점의 감점을 신규 입찰에 반영한다. 안 의원은 “100점 만점에 1점도 안 되는 감점으로는 계약 성사 여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는 전혀 타격이 없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내 자식이 먹는 음식에서 식칼, 철사, 곤충, 심지어 대장균이 나오면 어떻게 하겠느냐. 군납 식품 이물질보다 더 무서운 것은 군 관련자들의 방기와 무관심이다. 이물질 검출돼도 수수방관하고 반성하지 않는 업체가 다시는 군납에 참여할 수 없도록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