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유동규, 이재명 측근이자 비선…최서원 떠올라”

입력 2021-10-05 10:06 수정 2021-10-05 11:48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판교대장동게이트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자신의 측근이 아니라고 한 데 대해 “비서실이 없기 때문에 측근이 아니라고 하는데 이 지사가 본질을 자꾸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동규씨 같은 사람을 측근 또는 비선이라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유씨는 여러 정황상 이 지사를 위해서 상당한 노력을 한 사람이다. 모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씨는 이 지사를 사장이라고 부르며 정치이벤트 때마다 사람을 끌어다 대고 당원 모집도 많이 도와줬다고 한다”며 “공직에 있는 사람 중에 그 정도까지 충성을 다하는 사람을 우리가 보통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 유씨를 측근 또는 비선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과 이 지사를 보면 국정농단 사태가 떠오른다고 했다. 그는 “최서원(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 부정에서 탄핵이 시작됐다”며 “유씨의 배임 혐의를 시작으로 하나씩 캐기 시작하면 이 지사의 유감 표명이나 사과로 그칠 상황이 아닐 것이라고 본다”고 ‘이재명 연루설’을 강조했다.

한편 이 지사는 지난 4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처음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안타깝게도 화천대유 뇌물수수 사건에 전 성남시 본부장이 연루돼서 구속됐다”며 “3000여명 성남시 공무원과 1500명 산하기관 소속 임직원에 대한 관리책임이 당시 시장이던 제게 있는 것이 맞는다”고 밝혔다. 다만 유 전 본부장 구속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특혜를 준 것이 아니라 특혜를 해소한 것이다. 안타까움에는 공감하지만 제가 사과할 일이 아니라 칭찬받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유씨는 최근까지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을 수행했다”며 “경기지사가 임명 또는 추천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많지 않다. 그런 자리에 관광에서 쓰이는 아주 기초적인 용어도 모르는 유씨를 임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이공(보따리상) 등에 대한 개념도 불명확한 사람이 관광공사 사장을 했다. 이거야말로 이 지사가 챙겨주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0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되자 인수위 도시건설분과 간사를 지낸 다음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8년여간 재직했다. 이어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에 오른 뒤 대장동사업을 총괄지휘하다 2018년 6월 치러진 경기도지사 선거에 앞서 이재명 캠프에 참여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은 2018년 7월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취임한 뒤 공모 과정을 거쳐 10월 1일 제8대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취임해 2년2개월 동안 재직했다.

이 대표는 “이 지사가 어떻게 이실직고를 하겠느냐. 아무 기대도 안 한다”며 “이 지사가 떳떳하다면 특검을 가서 규명하면 된다”고 특검 수용을 압박했다. 또 “이 지사는 당연히 특검을 안 받으려고 할 테다. 이낙연 후보라든지 박영진 후보같이 민주당에서 양심 있는 후보들이 여기에 응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