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에 ‘신중’…내부선 대화 기대감

입력 2021-10-04 16:46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국민일보 DB

청와대는 4일 남북 통신연락선이 55일만에 복원된 것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신중한 기조를 이어갔다. 북한이 지난달 4차례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 이후 남북관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선 남북 대화의 첫 단계로 꼽히는 연락채널 복원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설과 남북 연락채널 복원 등 최근 북한의 움직임을 신중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지난달 25일 4차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김 부부장의 담화 이후 북한 관련 입장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문 대통령도 지난 1일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북한을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 내부에선 북한이 10·4 남북공동선언 14주년인 이날 연락 채널을 복원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만큼 북한의 대화 의지가 강하다고 보고, 신중 기류를 유지하되 물밑에서 남북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 구축,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 회담 등이 거론된다.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한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 기간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문 대통령이 남북 연락채널을 통해 파악한 북한의 비핵화 관련 요구사항을 미국 측에 전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