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해상 47만ℓ 기름 유출…대형 환경재앙 우려

입력 2021-10-04 10:31 수정 2021-10-04 13:11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해상에서 대규모 기름 우출사고가 발생했다. 당국자들이 헌팅턴비치 해안에서 기름띠가 번지는 걸 막기 위해 펜스를 설치하고, 기름이 담긴 플라스틱 봉지를 수거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해상에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대형 환경재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행정책임자인 카트리나 폴리 감독관은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헌팅턴비치) 바닷가에 죽은 새와 물고기들이 떠밀려온 것을 발견하기 시작했다”는 글을 올렸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헌팅턴비치는 로스앤젤레스(LA) 남쪽에 있는 해변이다.

최소 3000배럴(약 47만7000ℓ)의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헌팅턴비치에서 남쪽에 있는 뉴포트비치까지 약 10.7㎞에 걸쳐 기름띠가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폴리 감독관은 “아름다운 해변에 타격을 준 대규모 기름 유출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석유굴착장치와 연결된 파이프라인 파열 지점에서 기름이 계속 새고 있다고 방금 통지받았다”고 했다. 그는 기름 유출 지점이 헌팅턴비치 해안에서 약 8㎞ 떨어진 해상이라고 덧붙였다.

또 폴리 감독관은 “기름이 (탤버트) 습지 전체에 스며들었다. 거기에 있는 야생동물에 심각한 타격이 있다. 고작 하루 만에 습지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탤버트 습지는 조류 90여종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다.

기름 유출은 지난 2일 오전 미 해안경비대(USGS)에 처음 보고됐다. 석유회사 측은 파이프라인을 잠가 바다로 기름이 더는 유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오전까지도 유출이 완전히 멈추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헌팅턴비치의 킴 카 시장은 이번 유출 사고가 “잠재적 환경재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름 유출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미 해안경비대는 중대 기름 유출 사고로 분류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헌팅턴비치 시 당국은 예정했던 ‘퍼시픽 에어쇼’의 마지막 날 일정을 취소하고, 모든 해변을 폐쇄했다. 주민들에게 유출된 기름의 독성을 이유로 해변과 주변 공원·습지·산책로 등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