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대장지구 특혜 개발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2010년 10월 성남시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 임용을 이재명 경기지사의 최측근 인사인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주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 전 본부장 기획본부장 임용에 임명권자였던 전 성남시 행정기획국장 A씨는 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돼 추천하면 공무원은 아무 권한이 없다”며 임추위 주도로 절차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성남시시설관리공단 자료 및 성남시의회 회의록 등에 따르면 당시 임추위는 총 7인(공단 2인·성남시 2인·성남시의회 3인 추천)으로 구성됐다. 성남시 추천 몫이었던 위원장은 이한주 전 원장이 맡았다. 공단은 2010년 10월 1∼8일 기획본부장 공고를 냈고, 지원자는 유 전 본부장 포함 2명에 그쳤다. 지원자 2명 모두 서류심사에서 적격판정을 받았고, 면접 심사 결과 고득점자였던 유 전 본부장이 최종합격자로 10월 11일 확정됐다. 이후 나흘 뒤인 15일 임용됐다. 결국 공고를 낸 지 열흘 만에 유 전 본부장 낙점이 임추위 면접에 좌우된 셈이다.
A 전 국장은 당시 성남시시설관리공단 당연직 이사로, 이사장 및 상임이사 자리가 공석인 관계로 이사장 직무를 대행했다. 성남시시설관리공단은 2014년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흡수통합된다.
유 전 본부장은 본부장 임용 직후부터 자격시비에 휘말렸다. 성남시의회 행정기획위원회 10월 20일 회의에서는 유 전 본부장이 객관적인 임원 인사규정에서 열거한 객관적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성남시의회 행정기획위원회는 같은 해 12월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시 감사담당관에 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 이력서의 경력사항 허위기재 및 위법성 여부, 근무경력서의 적정성·위법성 여부 및 채용 전반에 관한 감사실시 후 결과 제출을 요구했다.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을 때 대장동 개발 사업 공모와 사업자 선정이 이뤄졌다.
다만 A 전 국장은 유 전 본부장의 임용은 절차대로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추위가 구성돼 추천을 받고 시가 절차에 따라 임명한 것”이라며 “그 사람을 어디서 데려와서 바로 임명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한주 전 원장은 국민일보에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불명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손재호 이상헌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