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 거래 자체가 감소하는 ‘거래절벽’ 상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30대 이하 젊은 층의 수도권 아파트 매수 비중은 오히려 크게 늘었다. 집값이 크게 뛰고 대출 규제가 강화하는 상황 속에서도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연령대별 아파트 매매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의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49만3570건이며, 이 중 30대 이하의 매수 건수는 15만359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국의 아파트 매매 전체 건수(61만4180건)와 30대 이하 매수 건수(17만854건)와 비교하면 모두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30대 이하의 전국 아파트 매수 비중은 오히려 늘었다. 지난 1~8월 30대 아파트 매수 비중은 31.1%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8%에 비해 3.3%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30대 이하의 매수 비중이 2019년 30.4%(1∼8월 기준)였는데, 지난해 35.7%로 올랐고 올해는 41.8%로 6.1%포인트 올랐다.
강서구(51.9%)와 성동구(50.9%)가 30대 이하 매매 비중이 가장 컸다. 노원구(49.0%)와 영등포구(47.3%), 관악구(47.2%), 중랑구(46.6%), 서대문·구로구(각 46.0%), 성북구(45.4%), 동대문구(45.2%), 마포구(44.5%)도 서울 평균치(41.8%)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1~8월) 전체 매매 건수는 3만909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만1180건에 45.1% 줄었다. 서울 집값은 이미 실수요자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비싸지만, 비교적 집값이 낮은 서울 외곽 지역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경기도와 인천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기도의 1∼8월 아파트 매매 건수는 작년 19만9045건에서 올해 14만640건으로 떨어졌으나 이 기간 30대 이하의 매수 비중은 28.5%에서 36.1%로 올랐다. 인천은 매매 건수가 4만7673건에서 올해 3만7054건으로 감소했지만, 20·30세대의 매수 비중은 25.5%에서 33.0%로 상승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