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자’만 65%, 평균수명 가장 짧은 ‘위기의 소방공무원’

입력 2021-10-03 14:52

소방공무원 평균 수명은 70세로 전체 공무원 직종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무직보다는 12년이나 낮다. 건강이상자 비율도 전체 공무원이 20%대에 머물렀지만, 소방공무원은 65%에 육박했다. 국민 생명과도 직결된 소방공무원의 심신건강을 위해 제도적 지원이 아직도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소방청과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 공무원연금 수령자 직종별 평균 사망 연령’(2019년 12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소방공무원이 70세로 가장 낮았다. 공안직이 74세, 일반직 76세, 경찰관·기능직·법관이 77세, 교육직 79세, 별정직 81세, 정무직 82세 순이었다.


소방공무원은 건강이상자 비율도 65%를 넘나들었다. 특수건강진단 결과 건강이상자 비율은 2016년 68.1%, 2017년 62.5%, 2018년 67.4%, 2019년 66.1%, 2020년 64.0%로, 5년 평균 65.6%였다. 2019년 전체 공무원 건강이상자 비율은 25.2%과 비교하면 소방공무원이 2.6배나 높았다.

소방공무원의 짧은 평균수명과 건강이상에는 과도한 야간작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연금공단이 실시한 야간작업근로자의 특수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2019년 야간작업 근로자 중 건강이상자 비율은 약 51%로 전체 건강이상자 비율(25.2%)보다 2배 높았다.

소방공무원은 2조1교대, 3조1·2교대, 4조2교대로 당직근무를 실시하는데, 소방관은 1인당 월평균 야간근무 시간(오후 6시~오전 9시)은 최소 105시간에서 최대 225시간이었다.

야간 출동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 36%에서 2017년 37.2%, 2018년 38.8%, 2019년 37.3%, 2020년 38.4%였다. 같은 기간 전체 구급이송 중 야간이 차지하는 비중도 평균 57% 이상이었다.

한편 소방청은 2017년부터 소방공무원의 심신건강 강화를 위해 ‘소방심신훈련원’ 건립을 추진했지만 매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여전히 계획 단계에 멈춰있다. 심신단련시설은 경찰과 해양경찰에는 각각 심신단련시설이 9곳, 4곳 있지만 소방청은 관련 시설이 전무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경북 안동, 예천)

김형동 의원은 “국민 안전의 최일선에서 싸우는 소방공무원의 건강은 곧 국민의 건강”이라며 “단순히 진단·점검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소방공무원이 재직 중, 퇴직 이후에도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건강관리를 위해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예산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