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가 제안에 두 번 개명” 홍준표도 과거 방송 논란

입력 2021-10-03 14:12 수정 2021-10-03 15:02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왼쪽)와 홍준표 예비후보가 지난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신사옥에서 열린 '100분 토론' 생방송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손바닥에 ‘임금 왕’(王) 자가 쓰인 모습이 TV 방송토론회에서 포착되며 때아닌 ‘역술 논란’이 인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도 역술가 제안으로 이름을 두 차례나 바꿨다는 걸 지적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무슨 대선이 주술(呪術) 대선으로 가고 있다. 다음 토론 때는 무슨 부적을 몸에 차고 나오시겠다”고 비판했다.

3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엔 홍 의원 측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가 지난 7월 25일 게시한 영상을 갈무리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을 보면 홍 의원은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원래 이름이 (홍)이표였다. (내가) 다섯살 때 홍역으로 다 죽을 뻔 하다 무당이 굿을 해서 살렸다고 한다. 무당한테 팔았다고, 그래서 ‘판 사람’ 이래서 (판표로 개명했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 캡처

이어 “나중에 법원장님과 저녁을 먹다가 (법원장이) ‘판사도 아닌데 무슨 판자를 썼냐’고 하더라. (검사니까) ‘검표’로 하려는 줄 알았더니 ‘준표’로 해놨더라. 판단할 판(判) 자와 법도 준(準) 자가 한자로 뜻이 같다고 한다”고 전했다.

홍 의원이 개명을 제의했다며 언급한 법원장은 홍 의원이 청주지검에서 초임검사로 일할 당시 청주지방법원장이었던 윤영오 변호사다. 홍 의원은 지난 2017년 11월 페이스북에 “(당시 윤 법원장은) 밀양 분이신데 내 고향이 밀양에 인접한 창녕이기 때문에 서로 친하게 지냈다. 어느 날 둘이 같이 저녁을 먹다가 법원장님께서 ‘판사도 아닌데 이름 중간자가 판자로 되어 있는 것은 맞지 않다’고 하시면서 개명을 하라고 하셨다”며 “그렇게 하기로 하고 청주에 있는 검찰청 소년선도위원인 역술가 류화수님으로부터 중간 이름을 ‘판’자와 뜻이 똑같은 ‘준’자로 바꾸기로 하고 그날 바로 법원장님이 서류재판으로 결정을 해줘 개명됐다”고 밝혔다.

그는 “개명 절차는 판사가 아닌 법원장 소관으로 그 당시 개명은 어려웠지만, 윤영오 법원장님이 권유해 수월하게 할 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참석한 국민의힘 대선 경선 방송 토론회에서 왼쪽 손을 들어 올리자 손바닥에 王(임금 왕)으로 보이는 글자가 쓰인 것이 보이고 있다. MBN 유튜브 캡처

누리꾼들은 “윤 전 총장이 역술가의 도움을 받았다며 비판하더니, 결국 홍 의원도 역술인 조언을 받았다” “도긴개긴이다” “무당수홍이냐”고 꼬집었다.

이날 윤 전 총장 캠프 측 김시흥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이름이다. 그걸 역술인에게 맡기고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분이 홍 후보 아닌가”라며 “홍 의원이 본인의 개명이야말로 ‘주술적’이란 지적에 뭐라 변명할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역술 논란’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3일 페이스북에 “점으로 박사학위 받는 것도 처음 봤고 무속인 끼고 대통령 경선 나서는 것도 처음 봤다”며 “부적 선거는 포기하시기 바란다. 정치의 격을 떨어트리는 유치한 행동”이라고 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