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 치료제 도입되나… 질병청 “선구매 협의 중”

입력 2021-10-03 14:01
미국 제약사 머크가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제약사 머크와 구체적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먹는 치료제는 캡슐 등 형태로 환자가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어 ‘위드(with) 코로나’ 시대의 재택치료 필수품으로 꼽힌다.

3일 질병관리청은 머크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국내 도입 계획에 대해 “선구매에 대한 구체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머크로부터 중간 임상결과를 통보받았다. 사망률 감소와 변이 바이러스 치료 효과 등 긍정적인 결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머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먹는 치료제의 임상 3상시험 중간결과를 공개했다. 머크에 따르면 8월 초부터 미국과 영국, 일본 등 23개국의 코로나19 경증 환자 385명에게 몰누피라비르를 투여했더니, 사망자가 1명도 나오지 않았다. 머크는 조만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먹는 치료제의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FDA 승인을 받게 되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다.

머크는 올해 안에 먹는 치료제 1000만명 분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미 머크 치료제를 확보하기 위해 각국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170만명 분을 선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영국도 비공개로 선구매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168억원과 내년 예산안 중 별도 예산 194억원을 먹는 치료제 확보용으로 책정했다. 머크 치료제의 가격은 환자 1명 복용 분이 약 92만원이다. 정부 예산으로는 약 3만8000회분을 살 수 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