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제18회 쇼팽 콩쿠르’ 본선이 개막했다. 지난 2015년 10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만 21세의 나이로 한국인 최초 1위를 차지한 뒤 스타덤에 오른 바로 그 콩쿠르다.
1927년 창설된 쇼팽 콩쿠르는 ‘콩쿠르의 콩쿠르’의 불릴 만큼 권위를 자랑한다. 5년마다 열리며 16∼30세의 젊은 연주자들만 참여할 수 있다. 마우리치오 폴리니, 마르타 아르헤리치,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당 타이손 등 클래식계 슈퍼스타들을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돼 올해 열린 18회 쇼팽 콩쿠르는 올 초 500여 명이 지원해 영상 심사와 7월 예선 그리고 다른 주요 콩쿠르 입상자 포함해 총 96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가주연, 김수연, 박연민, 박진형, 이재윤, 이혁, 최형록 등 7명이 포함됐다. 중국(23명), 폴란드(21명), 일본(16명)에 이어 4번째로 많다.
한국인 본선 진출자들은 이미 다른 콩쿠르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 실력자들이다. 박진형은 2016년 프라하 콩쿠르, 이혁은 2016년 파데레프스키 콩쿠르, 최형록은 2019년 센다이 콩쿠르, 김수연은 2021년 몬트리올 콩쿠르, 박연민은 에네스쿠 콩쿠르에서 각각 우승한 바 있다.
23일까지 열리는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3번의 본선 그리고 결선까지 총 4번의 경합에서 오직 쇼팽만 연주한다. 연습곡, 녹턴, 발라드, 폴로네이즈, 소나타 등 쇼팽의 모든 것을 들을 수 있다. 특히 10명 이내가 진출하는 결선에선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주곡 1번 또는 2번을 연주한다.
클래식 마니아들에게 쇼팽 콩쿠르는 축제로도 통한다.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되는 결선뿐만 아니라 본선 경연을 보기 위해 밤을 새우는 애호가들도 적지 않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