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할 일도”…‘우한 코로나’ 폭로 시민기자 600일만 근황

입력 2021-10-02 17:26
우한 내 코로나 실태를 알린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 천추스 유튜브 캡처

2020년 2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관련 실태를 고발하다가 사라진 시민기자 천추스(35)가 600일여 만에 근황을 전해왔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 사태의 최전선 우한으로 들어가 전 세계에 당시 실태를 생생히 전했던 중국 시민기자 천추스가 유튜브 방송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현지 변호사 출신으로 시민기자로 활동했던 천추스는 최근 이종격투가이자 친한파로 유명한 쉬샤오동의 유튜브 채널에 모습을 드러냈다.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것을 알리려는 듯 건강한 모습으로 영상에 등장한 그는 “지난 1년 8개월 동안 많은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것은 말할 수 있지만 어떤 것은 말할 수 없다. 여러분이 이해할 거라 믿는다”라며 조심스러운 듯 말을 아꼈다.

최근 쉬샤오동 유튜브 채널에 등장한 천추스. 쉬샤오동 유튜브 캡처

천추스는 지난해 1월 모든 정보 봉쇄 당시 우한에 들어가 SNS를 통해 생생하고 참혹한 현장을 전했다.

그는 우한 현지에서 병원을 돌며 “병원 복도에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사람의 시체가 널려있다” “눈에 띄는 사람 중 절반 정도는 산소호흡기를 차고 있다” “장례식장이 쏟아지는 시신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 등 현장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또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가는 사람도 있다”며 “마스크는 물론 모든 의료물자가 부족하다”라고 말하며 전 세계에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천추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연락이 끊기고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후 그의 가족들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그가 격리됐다는 통보만 받았다고 전했다. 이렇게 행방이 묘연했던 그의 소식이 언론에 다시 전해진 것은 지난 4월이었다.

당시 홍콩 명보는 당국에 구금됐던 천추스가 석방돼 1년 만에 가족에게 돌아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