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제명’ 놓고 맞붙은 이준석·조수진…李 “하고싶은 대로 하라”

입력 2021-10-01 09:31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0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이 곽상도 의원 제명을 두고 공개적 갈등을 빚었다. 이준석 대표는 조수진 최고위원을 향해 “당신께서 하고 싶은대로 하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조 최고위원은 전날 밤 9시에 열린 국민의힘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곽 의원 제명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알려지자 반발했다. 그는 “탈당한 분을 최고위에서 의결로 의원직 제명을 할 수 있느냐”며 회의 참여를 거부했다.

이에 이 대표는 최고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장동 TF관련 논의사항이 있어 긴급회의를 했는데 모 최고위원께서 오해한 것 같다”며 최고위 소집 이유가 곽 의원 제명 건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장동 관련 녹취록 언론 보도가 긴급하게 있다 보니 오전 대장동 TF회의 외에도 저희가 상황 점검을 위해 내용 공유를 하는 게 중요해 저희가 알고 있는 내용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 최고위원이 이 대표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다시 한번 곽 의원 제명 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자 이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비판에 나섰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연합

이 대표는 1일 오전 페이스북에 “대선을 앞두고 평소보다 반 박자씩 빨라도 부족함이 있는 상황에서 전두환 신군부 소리 들어가면서 굳이 당무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우리는 상도수호 없다는 당 대표의 말이 나오기 무섭게 들이받을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바로 들이받고 기자들에게 언플을 해대는 모습을 보면서 무한한 자괴감을 느낀다”고 했다.

또 “곽 의원에 대한 제명은 애초에 우리 당 소속 의원이 아니므로 최고위 의결사항도 아니다. 따라서 이건 안건이 될 수도 없다”며 “국회의원의 제명은 국회법 제155조에 따라서 윤리특위를 거친 뒤에야 표결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윤리특위가 어떤 판단을 내리기 전까지는 우리가 표결을 할 건수 자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은 분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분란을 일으키는지 모르겠다. 발언은 회의에 나와서 하라. 오늘 회의에 온 분 중에 안 바빠서 회의에 나온 분은 한 분도 없다. 사실관계나 잘 확인하고 뒤에서 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이 보낸 문자 메시지 중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조 최고위원은 문자 메시지에서 “곽 의원 아들 퇴직금 규모를 떠나서 그 퇴직금이 범죄나, 화천대유의 불법과 관련이 있습니까? 곽 의원이 화천대유에 뇌물을 받은 정황이 있습니까?”라고 했다.

조 최고위원은 또 “무소속 의원 제명 논의가 국감 시작 전날 심야 최고위를 열어야 할 정도로 시급한 것이냐, 무소속 의원 제명을 최고위가 의결할 수 있느냐”며 “전두환 신군부도 이렇게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대표는 “당신 문자 그대로 들고 국민과 당원을 설득해보라”며 “남한테 훈계하듯 시키지 말고 직접 하라. 나는 못 한다”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