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인 고객 명의로…‘9대 몰래 개통’ KT 대리점

입력 2021-09-30 17:30 수정 2021-09-30 17:31
제주의 한 KT 휴대전화 대리 점주가 70대 할아버지의 명의를 도용해 경찰에 붙잡혔다. 뉴시스

제주의 한 KT 휴대전화 대리점이 한 70대 고령 고객의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도용해 휴대전화 9대를 개통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대리점에서만 관련 피해자가 1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경찰과 KT 등에 따르면 제주의 한 KT 휴대전화 대리점이 김모(74)씨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도용해 김씨 몰래 신규 번호 2개로 휴대 전화 9대를 개통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씨는 2년 전 24개월 할부로 휴대전화를 구매했다. 평소 요금이 5만원 수준이었던 김씨는 올해 1,3,6월 청구서에 그의 세 배에 달하는 15만원 가량의 요금이 찍힌 것을 보고 대리점을 방문했다 휴대전화 명의 도용피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내 이름으로 된 걸 다 한 번 털어보니까 4대가 됐다. 나도 모르는 신규 번호로 2개가 가입됐다”며 해당 대리점장을 사기죄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수사 결과 해당 대리점은 노인 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대리점은 지난 2월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자체 조사에 착수한 KT 본사 측은 해당 대리점 관련 피해자가 12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KT에 따르면 문제가 된 대리점 점장이 본사가 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 수수료와 단말기를 가로채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됐다.

KT 관계자는 “해당 대리점이 폐업하는 과정에서 17회선의 비정상 회선이 운영되고 있는 것을 자체 확인해 피해자 구제 조치를 진행했다”며 “추가적인 고객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구제 조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사 측은 자체 조사를 통해 해당 대리점의 판매 내역을 전수 조사하고, 대리 점주에게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채은 인턴기자